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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장' 찍은 양현종 ... 팀 역대 불펜 투수 한 경기 최다 이닝 2위
'눈도장' 찍은 양현종 ... 팀 역대 불펜 투수 한 경기 최다 이닝 2위
  • 김원근 기자
  • 승인 2021.04.2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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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화상 인터뷰 캡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화상 인터뷰 캡처)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에서 4⅓이닝을 소화했다. 팀 역대 불펜 투수 한 경기 최다 이닝 2위에 해당할 정도로 '긴 이닝'을 책임졌다. 불안했던 팀 내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면서 쓰임새를 더 커지게 만든 값지고 의미 있는 투구였다.

지난 26일(한국시간)까지만 해도 양현종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택시 스쿼드에 포함돼 원정 경기마다 선수단과 동행했으나 홈 경기가 열릴 때는 마이너리그 대체 훈련 캠프로 가야 했다.

메이저리그 가장 가까운 곳까지는 올라왔으나 사실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 콜업 당일에도 '축하한다. 지금 글로브라이프파크로 오라'는 직원의 통보를 받기 전까지 마이너리그 대체 훈련 캠프로 이동할 준비를 했던 양현종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늦게 개막하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는 5월 5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트리플A 개막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전이 펼쳐졌다.

텍사스 마운드에 비상이 걸린 탓에 마운드를 보호하면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새로운 투수'가 필요했다. 텍사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연전에서 두 번이나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했으며 26일 경기에선 아리하라 고헤이가 2이닝 만에 교체돼 불펜에 부하가 걸렸다.

홈런 허용 등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양현종은 데뷔전에서 4⅓이닝을 책임지며 구단이 바라던 역할을 100% 수행했다. 선발투수 조던 라일스(2⅔이닝 7실점)의 부진으로 자초한 3회초 2사 2, 3루의 위기도 잘 막아냈다.

제구 난조를 보였던 마지막 시범경기(3월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보다 한결 나아진 투구 내용이었다. 볼넷은 없었으며 한 타자에게 볼 3개를 던진 것도 한 번뿐이었다.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에인절스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도 양현종의 효율적인 투구를 칭찬했다.

양현종은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동안 텍사스는 양현종의 이닝 소화 능력을 높이 평가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자연스럽게 탠덤(선발 1+1), 롱릴리프 등 활용 폭도 넓어진다.

텍사스는 27일 에인절스에 4-9로 패하면서 4연패 늪에 빠졌다. 8실점 이상이 3차례나 될 정도로 상대 화력을 억제하지 못했다.

그동안 잘 버텼던 선발진까지 흔들렸다. 총 28점을 내줬는데 1~3회에 20실점을 기록했다. 4연패 기간에 제 몫을 다한 선발투수는 '1선발' 카일 깁슨, 1명이었다. 깁슨만 25일 화이트삭스전에서 6이닝(1실점)을 책임졌을 뿐, 24일 데인 더닝(2⅔이닝), 26일 아리하라(2이닝), 27일 라일스(2⅔이닝)는 너무 일찍 무너졌다.

텍사스 선발진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양현종도 선발투수 후보가 될 수 있다. 크리스 영 단장은 KBO리그에서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양현종의 '철완'을 높이 평가하면서 "우리 팀에서 180이닝 이상을 던진다면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불펜에서 할 일도 많다. 텍사스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24를 기록, 30개 팀 중에 28위에 머물러 있다. 17개로 홈런을 가장 많이 허용했으며 피안타율도 0.275로 콜로라도 로키스(0.286)에 이어 2번째로 높다. 

 

[Queen 김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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