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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07.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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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호

MBC TV 주말연속극 '고개 숙인 남자'에서 열연하는 영화배우 최민수

슬픔이 일렁이는 스물아홉살 이 남자의 '새드 아이즈(Sad Eyes)'

어떤 자리에서든 마치 등불 하나 켜놓은 것처럼 반짝반짝 '튀는' 사람이 있다. 덥수룩한 머리와 헐거운 옷들로 꼭 싸매놓았어도 숨길 수 없는 눈빛을 가진 남자가 있다. 외로움에 대한 이해가 깊은 연기자. 날카로운 눈매, 터프한 느낌, 그러나 또다른 선량함과 아이다운 천진함으로 시청자들을 매혹시키는 배우 최민수를 만났다. 스물아홉살 그 남자의 모든 것.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1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1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2
1991년 3월호 -프라이버시 인터뷰/최민수2

 

길가에 죽어있는 새를 보고 눈물 흘린다는 남자

사랑 때문에 거짓말을 시작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많다. 특별하게 삶의 윤택함을 꿈꾸지 않았으되 사랑을 알면서 거짓을 익혀가는 남자들. 여자에겐 사랑하는 남자와의 눈물의 빵 한조각 보다는 사랑없는 다이아몬드를 더 좋아하는 본능이 있는 것일까. 아니, 그러리라고 미리 짐작한 남자들에 의해 사랑의 비극이 싹트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인수'라는 남자.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온 몸이 상처 투성이요, 그가 살고있는 환경 역시 상처로 가득한 남자다. 한번도 비상을 꿈꿔본 적이 없건만 여자 때문에 그는 가짜 대학생이 되어 서툴게 날아 올라야 했고, 그러나 연극이 끝나면서 사랑 또한 상처로만 싸안게 된 남자.

구조적으로 그렇게 밖에는 살 수 없도록 규정지어진 밑바닥 인간 '김인수'가 요즘 TV드라마 '고개숙인 남자'에서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어두운 세계 속에 서있지만 불행를 불행으로 표현하지 않고 비교적 담담하게 한 남자의 삶을 소화해 내는 연기자 '최민수'의 애잔하고 서늘한 표정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드라마에서 최민수의 연기는 그저 무난하다. 있는 그자리에서 그대로를 연기할 뿐, 오버액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별히 그가 지닌 '불우함'을 애써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그는 불우하다. 인간의 선량한 삶의 의지를 내보이려 거짓 웃음짓지 않아도 최민수는 그순간 한없이 선량하다. 슬픔이 일렁이는 그의 눈이 그렇다고 말한다.

"얼마전 시골길을 가는데 길가에 새가 한마리 죽어있는 걸 봤어요. 그순간 가슴이 슬픔으로 꽉 차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모든 게 그렇듯이 새도 죽는 것이 당연하건만, 아니 그 새를 일부러 죽이는 사람도 있건만 죽어있는 새 때문에 눈물이 났다는 스물아홉살의 이 남자를 우리는 어떻게 느껴야 할까.

'내게 어떤 철학이란 없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고정된 틀을 가지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것은 싫다. 그러므로 그에게 모랄은 없다. 원형도 없다. 그는 끊임없이 파괴하고 싶은 본능에 시달린다. 늘 '새 것'을 찾아보고 싶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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