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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면 의심해보세요" -조수범 이대서울병원 교수
하지정맥류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면 의심해보세요" -조수범 이대서울병원 교수
  • 박소이 기자
  • 승인 2021.06.26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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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옷차림이 얇아지고 있다. 하지만 노출의 계절 여름이 오면 짧은 스커트나 반바지를 입기가 고민스러운 사람들이 있는데.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구불구불한 혈관이 툭 튀어 나오거나 실핏줄이 도드라져 보여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닌데, 하지정맥류는 단지 이런 외관상 문제뿐 아니라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방치하면 위험하다. 갈수록 환자수가 늘고 있는 하지정맥류에 대해 궁금한 점을 이대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조수범 교수로부터 들어 봤다. (위의 영상을 클릭해 보세요)


하지정맥류 왜 생기는 것일까?

동맥을 통해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우리 몸을 돌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가 바로 정맥인데, 다리에는 큰 심부정맥, 표재정맥, 관통정맥이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피부 밑을 지나가는 표재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하지정맥류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 정도가 가지고 있고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이 생기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그렇다면 하지정맥류는 왜 생기는 것일까?

“다리로 갔던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판막입니다. 하지만, 노화, 비만, 생활 습관, 유전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판막이 약해지거나 혈관 벽의 탄성이 감소하여 혈관이 늘어나 판막의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피가 아래쪽에 고이게 되고, 혈관이 확장되어 피부 위로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 나오게 됩니다.”


다양한 증상과 합병증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후 시간대로 갈수록 다리가 붓고 피곤하고 무거워지는 것과 밤에 다리가 저리거나 자다가 쥐가 나는 경우 등이다. 특히 서 있을 때 다리의 혈관이 튀어 나오고 실핏줄이 드러나 보기 싫게 된다. 또한 다리에 피로감, 작열감, 통증 등으로 인해 양질의 수면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다리 불편감으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정맥류라고 해서 꼭 구불구불 튀어 나온 혈관만을 떠올리지 말고 외관상 문제가 없어도 밤마다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잠에서 깨는 빈도수가 높다거나 통증 치료를 해도 진전이 없다면 혈관이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가 심해지면 합병증이 올 수도 있는데 피부의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더 심해지면 궤양이 생기거나 피가 날 수도 있다. 또한 혈액들이 엉켜 혈전을 형성해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독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이유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수는 2017년 약 17만 명, 2018년에는 18만 명, 2019년에는 21만 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여성들의 비율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정맥을 확장시켜 체내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 생리 전, 폐경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있을 경우, 하지정맥류가 생기거나 악화되기 쉽습니다. 또한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를 위한 혈액량이 증가하게 되고 또 다른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다리의 혈관이 확장되죠. 여기에 임신에 따른 체중 증가와 복압 발생이 겹쳐 다리에 무리가 가다 보니 여성들에게 하지정맥류가 더 쉽게 발생합니다.”

40-50대 여성에서 하지정맥류가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 영향에 더해 나이가 들어 노화가 되다 보니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이 큰 이유이다. 젊은 여성들에게도 갈수록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레깅스, 스키니진, 하이힐 등이 정맥의 압력을 높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엔 남성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헬스를 하며 무거운 것을 많이 든다든지 학교선생님, 안내원, 미용사, 군인 등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에게도 잘 걸리는 질환이다. 남녀 공히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유전적인 문제와 노화, 생활습관이며 여기에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문제가 추가적인 원인이 된다.
 

조수범 교수(이대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조수범 교수(이대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증상에 따라 수술과 시술로 치료


하지정맥류는 자연 치유되는 병이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혈관초음파검사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혈관의 크기를 측정하고 역류의 위치, 역류의 정도를 확인합니다. 초음파에서 역류가 일어나는 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 하지정맥류로 진단을 받으면 경우에 따라 수술과 시술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중 절개술, 스트리핑, 광범위발거술 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 수술은 오래된 전통적인 방법으로 고장난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수술법은 절개를 해서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므로 수술 과정 시 출혈과 통증, 멍, 주변 손상 위험이 다른 시술적인 치료보다 높다. 또한 수술 부위가 아물 때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감염도 조심해야 한다. 이렇듯 혈관이 너무 크거나, 구불구불하거나, 혈전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좋은 치료법이지만 증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압박스타킹, 약물, 주사경화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 외의 많은 경우에서는 간단한 시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최근에는 수술적 치료보다 오히려 시술을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수술이 아닌 시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열을 발생시켜 치료하는 레이저나 고주파가 있고,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의료용 접착제를 사용하는 베나실이나, 물리적 자극과 경화약물을 동시에 투입하는 클라리베인 등이 있습니다.”

수술과 비교해 시술적 치료의 장점은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낮고,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일 시술이 가능하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베나실의 경우, 시술 후 압박 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한데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있지 말고, 수시로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있으면 만성적인 정맥팽창 및 중력의 영향에 의한 정맥 내 판막 밸브 기능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 체중을 조절하고 짜게 먹지 않고 식이 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체내 과하게 염분이 축적되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세포내액이 조직세포로 과다하게 유입이 되면서, 부종이 발생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하지정맥류 발병 확률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하이힐이 아닌 낮은 굽 신발을 신는 것이 좋고 꽉 끼는 옷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휴식을 취할 때에는 심장보다 다리를 높게 올려두고,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자주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자세도 중요한데 다리를 꼬고 앉거나 짝다리로 서 있는 등 한쪽 다리에 하중을 실어주는 행동 또한 정맥의 압력을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도 주의해서 해야 하는데 하지정맥류 환자들에게 좋은 운동과 피해야 할 운동이 있다.

“기본적으로 간단한 운동은 권장 드리고, 힘든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산책이나, 다리 스트레칭, 하늘 자전거 운동, 수영 등은 권장하지만, 헬스와 같이 무거운 물건을 든다거나, 장시간 마라톤을 하거나,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척추나 정형외과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혈관의 문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다리 통증이 이어진다면 우선 하지 정맥류를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수범 교수는 …
영상의학과 중재시술 의학박사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2015~2016), 창원 경상대병원(2016~2019)을 거쳐 2019년부터 이대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로 재작중이다. 말초혈관 및 대동맥 질환, 하지정맥류, 전립선비대증 등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를 전문으로 진료 및 연구 활동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Queen 김은정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영상편집 안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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