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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10.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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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호

북에 가족을 두고 월남, 40년 동안을 혼자 살아온 김학수 화백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차마 못 잊을 아내여, 사랑하는 아들 · 딸들이여!"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1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1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2
1991년 3월호 -남과 북 노부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2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녀들을 못 잊어 반평생을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혜촌 김학수 화백. 고희를 넘긴 지금도 아내의 얼굴을 30대 꽃다운 청춘의 모습으로 떠올라 늘 연애하는 청년의 기분으로 살아왔다. 북에 있는 그의 아내 역시 남편 돌아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홀몸으로 자녀들을 키워 왔다는데···. 노부부의 'ENDLESS LOVE STORY'.

대학생 사회에서 통용되는 은어로는 숫총각 혹은 숫처녀를 '희귀 동물'이라고 한다. 

또한 희귀 동물보다 더 귀한, 여간해선 찾아 보기 힘든 유형의 사람을 그들은 '천연 기념물'이라고 이름붙여 부른다. 희귀 동물ㅇ 속하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태어난 사람쯤 된다는 뜻이다. 순수의 극치, 고지식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을 그들은 그렇게 부른다. 

혜촌 김학수 화백을 캠퍼스에 내놓고 별명을 붙이라고 하면 그들은 틀림없이 '천연 기념물'이라고 지을 것이다. 

이북에 두고 온 처자를 못 잊어 40년을 독신으로 살아온 남자, 그를 천연 기념물로 정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싶다. 

'다녀 오리다'하고 대문 나선 게 40년 생이별의 인사가 될 줄이야···

올해 나이 71살. 30살 청년으로 부인과 헤어져 칠순을 넘겼으면서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날을 위해 깨끗한 몸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노화백. 

'언젠가 만낙 되겠지'하는 초기의 기대는 차츰 멀어져 한창 냉전의 벽이 두터울 때는 '이젠 영원히 못 만날지도 모른다'는 체념으로 변했고, 다시 80년대 후반 들어 '언젠가 만나겠지'하는 희망을 갖게 되기까지 그와 그의 아내 그리고 민족을 둘러싼 상황은 수없이 변했어도 가족을 위한 가장으로서의 그의 마음가짐은 한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일편단심의 성격은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58년경 2년여의 병고를 치른 끝에 '역사 풍속화를 그려야겠다'고 작정한 후로 그는 명리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한번 세운 그 뜻에만 전념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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