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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칼의 기억’…이병헌·전도연·김고은, 뜻이 달랐던 세 개의 칼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이병헌·전도연·김고은, 뜻이 달랐던 세 개의 칼 [한국영화특선]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10.2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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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칼이 지배하던 시대,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고려를 탐한 검, 유백(이병헌). 대의를 지키는 검, 월소(전도연). 복수를 꿈꾸는 검, 홍이(김고은). 뜻이 달랐던 세 개의 칼이 부딪친다.

오늘(10월 24일, 일요일) 밤 EBS 1TV ‘한국영화특선’에서는 박흥식 감독 영화 <협녀: 칼의 기억>가 방영된다.

이병헌(유백), 전도연(월소), 김고은(홍이) 주연, 이경영(스승), 김태우(존복), 이준호 등이 열연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는 2015년 8월 개봉해 누적관객 431,310명을 동원(KOBIS(발권)통계 기준)했다. 상영시간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 민란이 끊이지 않던 고려 무신시대, 풍진삼협이라 불리며 상주 민란을 주도한 세 명의 검객, 존걸ㆍ설랑ㆍ덕기. 이들의 대의가 실현되는 순간, 덕기의 배신은 대사형 존걸을 죽음으로 몰고, 설랑은 덕기의 회유를 뿌리친 채 존걸의 검과 그의 딸 홍이를 데리고 사라진다. "너는, 아니 너와 나는 홍이 손에 죽는다." 라는 살인예고를 남긴 채.

18년 후, 벽란포구에 장님 월소(설랑)가 두 아이와 함께 찻집을 열게 된다. 월소는 복수를 다짐하며 홍이에게 검을 가르치나 어릴 적 아명을 버리고 설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홍이는 아버지의 죽음보다 세상사에 관심이 더 많다.

그러던 어느 날, 벽란도 저잣거리에 무인집정 송유백(덕기)이 개최하는 무술대회가 열리고, 설희는 월소의 명을 어긴 채 무술대회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승승장구하던 율을 만나 겨루게 된다. 덕기라는 과거의 이름을 버리고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송유백은 설희의 초식에서 과거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설랑을 읽어낸다.

설희를 잡으라 명하는 유백. 관군들의 추격 속에 대회장을 엉망으로 만든 채 사라진 설희. 그날 밤, 설희는 월소를 통해 아버지 존걸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듣게 된다. "두 명의 원수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오늘 처음으로 너를 보았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너를 보아왔다. 오늘 대회를 연 유백이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바로 나 설랑이다." 절망 속에 길을 떠나는 설희. 설희의 복수를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된다.

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 네이버 영화정보

◆ 해설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만든 박흥식 감독의 3년 만의 컴백작이자 첫 사극 도전작.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등이 출연했다. 전도연은 같은 감독의 전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에 출연했고 이 이 영화는 3번째로 같이 한 작품이다.

감독 인터뷰 중에서 - <씨네 21> 참조

Q: 시대극이나 액션물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주력하던 드라마의 세계에서 떠나 무협액션물을 연출한 동기는 무엇인가.

A: 무협액션이 나와 그렇게 안 어울리나? (웃음) 오십줄에 접어들다보니 영화적인 성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성장을 하려면 다른 장르에 과감하게 들어가봐야겠다, 늘 관심을 두던 일상적인 드라마 대신 다른 장르를 연구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무협멜로라는 장르 안에서 처절하지만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구상했다. 협녀가 되고 싶었던 한 여자, 곧 협녀가 될 여자를 그려보자고 했다.

Q: 무협액션이 가진 전형적 장치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과 또 그걸 피해가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 사이에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A: 대숲, 갈대밭, 나이 많은 여자, 나이 적은 여자. 은둔해서 사는 스승, 복수. 이런 요소들은 무협영화에서 일종의 상징적 아이콘이다. 익숙한 장치다. 그런 것들을 다 빼고 나면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1994)처럼 서사 전개와는 조금 멀어진 색다른 아트무협영화가 나온다. 난 서사 구조 중심의 영화를 만드는 게 주력이다 보니 무협영화의 익숙한 장치는 십분 활용하고 가자고 결정했다. 첫 장면에서 홍이가 해바라기를 훌쩍 뛰어넘어 날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런 장면이 없다면 무협영화라고 했을까? 중력을 무시하고 해보자, 지금부터 나와 관객이 무협영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표시를 시작부터 하고 들어갔다.

Q: 협녀(俠女)가 뜻하는 것은 결국 무엇인가.

A: 협녀(俠女)의 ‘협’은 ‘의협심이 있다’의 ‘俠’이다. 사람 인(人)을 끼고 있는 모양새의 글자로 약한 자, 불쌍한 자를 끼워서 보살피는 형태다. 비록 칼이 지배하던 시대라고 할지라도 옳은 것은 전부에게 다 옳다. 월소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옳은 것을 따르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월소의 이런 가르침을 받은 협녀는 결국 홍이다. 협녀가 되는 홍이의 성장을 그리려고 했다. 월소는 홍이와 유백 사이를 잇는 일종의 고리 역할이다. 모든 청사진을 만든 설계자인 것이다. 18년 전의 과오와 참회, 속죄를 하기 위해서 그는 홍이를 일종의 ‘대리 복수자’로 만든다. 복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그 시간은 월소에게는 그냥 멈춰버린 시간일 뿐. 봉인된 시간이 다시 풀리기까지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스틸컷 / 네이버 영화정보

◆ 박흥식 감독 : 연세대 천문대기학과 졸업. 영화 아카데미 8기 졸업. <그섬에 가고싶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연출부와 <8월의 크리스마스> 조감독을 거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감독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 <인어공주>(2004), <사랑해, 말순씨>(2005), <달콤한 나의 도시>(2008), <천국의 아이들>(2012), <협녀: 칼의 기억>(2015), <해어화>(2015) 등이 있다. [※ 참고자료 : EBS 한국영화특선]

한국 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 EBS ‘한국영화특선’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EBS 한국영화특선 ‘협녀: 칼의 기억’ 네이버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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