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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아이들의 새로운 경험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아이들의 새로운 경험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11.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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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호

첫 친구 사귀기

친구와의 첫 만남은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아무런 변화가 없어도 거기 친구만 있으면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어진다.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 간다. 엄마와의 상하 관계가 아닌 대등한 친구 관계가 아이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즐겁고 긴장되는 아이들의 첫 친구 사귀기.

1991년 3월호 -아이들의 새로운 경험
1991년 3월호 -아이들의 새로운 경험

 

어른 역시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다가가 사귀고 싶어지듯이 아이의 마음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약 누군가가 지금까지 자신의 주위에 있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해온다면 그 새로운 발견이 매우 즐겁게 느껴진다. 친구는 엄마나 형제와는 다른 이질적인 존재이다. 어린이에게는 매우 새롭고 자극적이며 매력적인 존재이다. 

아기는 생후2개월에 이미 작은 아이들이나 다른 아기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할 수 있으며, 3~4개월에는 곁에 있으면 만지려 한다. 6개월에는 미소를 보내고, 1세가 되면 물건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이 시기에 어른을 보면 낯을 가리는 아기가 많은데, 같은 또래의 아기에게는 접근을 하기도 한다. 

또한 1세가 되면 한 아기가 소리를 지르면 다른 아기가 따라 소리를 지르는 등 흉내를 내기도 한다. 즉 인생의 출발점에서부터 아기는 친구와의 관계를 즐기며 기뻐하고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친구와의 만남은 어린이에게 가장 풍부한 경험 장면이다. 아무 변화가 없는 곳이라도 거기에 친구만 있으면 새롭고 재미 있는 장소로 변모하게 된다. 

새로운 장면을 만나 세계가 넓어지면 엄마와의 단둘만의 생활이 밖으로 열려 소극적인 면도 사라지게 된다. 엄마와 함께 있을 때 경험하는 세계는 좁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질 수 있다. 

엄마와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보살펴 주는 사람과 보살핌을 받는 상하 관계이지만, 친구와의 그것은 강요가 없고 또한 배려도 해주지 않는 대등하고 횡적인 관계이다. 즐겁지만 결코 달콤하지 않은 그러한 긴장감도 어린이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엄마와의 관계에서는 공격의 경험은 있을 수 없다. 부모에게 강력하게 대항하는 것도 부모에게 맹렬하게 공격을 당하는 것도 상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와의 놀이에서는 밀어젖히기도 하고 냅다 들이받기도 하고 장난감을 서로 빼앗으려고 싸우기도 한다. 옆에서 놀고 있는 아이의 삽을 써 보고 싶어서 손을 내밀면 갑자기 떠밀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반발을 당했을 때 처음으로 자신과는 다른 시점이나 입장이 있음을 어리지만 배우게 된다. 그런 친구와의 부딪침을 통하여 아이는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사교법, 나아가서는 사회적 현명함이라 할 만한 것들을 몸에 익혀 간다. 

아이는 친구가 자기가 하지 않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재미있어 한다. 그리고 아이는 친구를 흉내내기 좋아한다. 어린이의 놀이는 흉내에 의해서 레파토리가 자꾸 불어난다. 언어도 풍부해진다. 엄마가 듣기에 민망한 욕 등을 배워 와서 엄마를 당황하게 하기도 하겠지만, 엄마가 제공해 줄 수 없는 여러 가지를 친구에게서 배운다. 

가정이 하나의 문화라면 친구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문화와 문화의 만남.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친구를 통하여 이 문화와 접촉하고 가정이라는 좁은 세계를 확대해 간다 할 수 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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