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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가에서 딸 바보로’ 늦깎이 아빠 되는 개그맨 이병진의 행복 만들기
‘애처가에서 딸 바보로’ 늦깎이 아빠 되는 개그맨 이병진의 행복 만들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2.01.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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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아내 한 사람만을 사랑해왔는데, 앞으로는 딸하고 바람피우려고요. 제 인생의 두 번째 여자니까요”

 


이병진은 요즘 웃고 다닌다. 입이 귀에 걸렸다는 게 저런 걸까. 크리스마스가 오기도 전에 10년 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 받은 꼬마아이의 표정이다. 실제 이병진은 올겨울 선물꾸러미를 잔뜩 받았다. 방송활동도 잘되고 두 번째 펴낸 사진집은 반응이 좋아 연일 사인회와 독자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선물 하나! 이병진이 마흔네 살에 얻는 소중한 첫딸이 1월 24일에 태어난다.
아내와 딸의 생일이 같다면
“아기 침대가 배달되어 와서 조금 전까지 조립하다 왔네요.”
홍대의 카페에서 이병진을 만났다. 이병진은 요즘 아기 방 꾸미기에 한창이다. 출산을 앞둔 이병진의 아내 강지은 씨와 곧 세상에 태어날 두 사람의 딸 ‘똘희’(태명)는 모두 건강하다. 특히 ‘똘희’의 건강은 태아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의학서적 수준이라고 한다.
“아이가 똑 부러진 아내를 닮아서 그런지 병원에서 태아 검사를 받아보면 평균으로 제시하는 키·몸무게와 완전히 일치해요. 항상 무슨 모범 답안 같은 진단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똘희’가 세상을 보게 되는 예정일이 1월 24일이다. 그리고 아내 강지은 씨의 생일은 1월 25일. 딸하고 엄마의 생일이 같아질 수도 있다.
“아내와 딸의 생일이 같은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제가 편해지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아내와 딸의 생일이 같으면 출산일이 더 특별한 날이 되니까요. 그래서 조금 참았다가 맞춰서 낳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하지만 아내는 반대에요. 나중에 아이한테 자신의 생일이 뺏길까봐 그런데요(웃음).”
이병진은 주로 노래를 통해서 아내와 함께 태교를 해왔다고 한다.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는지 음악만 틀어주면 태아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평소에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눠요. 아내의 배에다 대고 말하는 거죠.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기타를 사서 제가 직접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러주고 있어요. 아이가 음악을 좋아해요.”

딸이랑 바람피우려고요!
이병진은 딸이 아내의 모든 것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만, 부지런한 것은 자신을 닮아도 좋을 거 같다고 하는 이병진.
“아내는 아이의 지능이 저를 닮아야 한다고 해요. 아내는 제가 되게 똑똑한 사람인 줄 알거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지능은 저를 닮고 키는 엄마를 닮으라고 딸을 설득하고 있어요(웃음). 아내의 키가 크니까요.”
아내 강지은 씨는 출산을 앞두고도 특별히 예민하거나 짜증을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병진은 아내의 그런 성품에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를 위해 알아서 요리도 하고 집안 살림도 도맡아 한다는 이병진.
“아내는 임신하고도 되게 순했어요. 요즘 그걸 은근히 자랑하더라고요. 자기는 임신하고도 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요. 흔히들 음식을 가린다던데 아내는 그런 것도 없어요. 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다 주면 잘 먹어요. 다른 임산부들은 사오라고 해놓고는 안 드시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아내를 위해 요리도 하고 기타 치며 노래도 불러주고 집안 살림까지 하면서도 결론은 아내가 예민하지 않아 고맙다고 하는 애처가 이병진. 그런 그가 아빠가 된다. 이병진은 애처가와 딸 바보 중 어느 쪽을 택할까.
“일단은 아이가 기억력이 왕성해지기 전까지는 아내를 더 챙겨야죠. 그러고 나서는 딸하고 바람피우려고요. 아내한테 소홀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둘 다에게 잘하겠다는 뜻이에요. 두 집 살림하는 남자는 두 집에 다 잘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래야 안 걸리니까요. 저도 그렇게 아내와 딸을 두루 사랑하며 살겠습니다(웃음). 딸은 제 인생의 두 번째 여자니까요.”

‘2003년 8월 7일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에선 무슨 일이?
이병진은 아직도 아내를 만났던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2003년 8월 7일. 저녁 7시. 서울 신사동의 브로드웨이 극장. 영화 제목은 <나쁜 녀석들Ⅱ>였다. 지인들과 영화를 보러왔던 이병진과 당시엔 완전한 타인이었던 강지은 씨. 이병진은 영화를 보러 들어가고 있었고 강지은 씨는 영화를 보고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각기 다른 인파 속에서 이병진은 미래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가 될 여자를 단번에 알아본다.
“저도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냥 ‘어? 저 여자…’ 하는데 제가 어느 틈에 그 여자의 손목을 잡고 있더라고요. 잡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렇게 반강제로 연락처를 얻어내고는 정말 사력을 다해서 쫓아다녔어요. 아내가 문만 열면 제가 그곳에 서 있었어요. 과장이 아니에요. 정말로 아내가 무슨 문을 열든 간에(웃음)!”
이병진은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6년간 솔로였다고 한다. 그리고 개그맨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낯을 가리고 무뚝뚝한 편이라 여자와 이야기 나누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다. 그런 이병진이 아내 강지은 씨를 만나 완전히 변한 것이다.
“아내가 저를 그렇게 만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다들 놀랐지요. 운명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아내를 통해서 실감했어요. 사실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지요. 보자마자 ‘저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여자랑 결혼했고, 그 여자가 제 아이까지 낳게 되었으니까요. 소원 성취한 거예요. 그래서 변하지 않고 처음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거겠지요.”
이병진은 6년간의 구애 끝에 마침내 여섯 살 연하 쇼핑 호스트인 아내 강지은 씨와 화촉을 밝히게 된다.

우리는 환상의 짝꿍!
개그맨과 결혼한 아내 강지은 씨는 얼마나 재밌을까. 하지만 이병진은 그 반대라고 한다. 아내가 자신을 재미있게 해준다는 것. 이병진은 아내를 ‘만능엔터테인먼트’ 또는 ‘종편’이라 표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취미가 같아서 다툴 일이 없다고 한다.
“아내는 웃기고 교양 있고 지적이고 스포츠도 좋아하는 쾌활한 여자예요. 제가 원하는 것은 다 가지고 있죠. 아내와 저 둘 다 야구를 끔찍이 좋아해서 여름 스케줄 표에는 가장 먼저 야구 경기일정부터 적어놔요. 저와 아내는 두산 편인데 두산이 원정을 가면 따라가요(웃음). 원정을 따라가서 남는 시간에는 그 고장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고 경기가 있을 때는 경기를 보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같이 맥주 한 잔하면서 재밌었던 일을 밤새 이야기하죠.”
아내와 한시도 떨어지는 게 싫다는 이병진. 그는 이동 중에도 항상 아내와 문자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가만히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매니저의 고자질이 이어진다. 매니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서 잘못 날아온 문자들을 보여준다. 연애 초기의 청춘커플들이 서로를 보고 싶어 애달파하는 그런 내용의 문자들이다. 쑥스러워하면서도 문자를 살펴보며 왠지 흐뭇한 표정이 되는 이병진. 아내 생각이 새록새록 올라오는 듯한데.
“어? 그게 거기로 갔어? 제가 아내와 쓰는 어플이 따로 있어요. 그 어플에 아내와 매니저만 등록되어 있는데요. 가끔 매니저에게 문자를 잘못 보내곤 하네요.”
문자는 ‘친근한(?) 존댓말’로 쓰여 있었다. 평소에 장난어린 친근한 존댓말을 주로 사용한다는 이병진과 아내 강지은 씨. 이 환상의 짝꿍이 결혼 3년 만에 아이를 가졌으니 다소 늦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3년 동안 없었던 것은 계획을 안 한 거였어요. 계획을 하고 1년 정도 준비를 했어요. 아내가 굉장히 똑똑해요. 아내가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어요. 저도 아내가 시키는 대로 준비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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