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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박정숙 사무총장 “스마트 한류의 파워를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박정숙 사무총장 “스마트 한류의 파워를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2.01.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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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아침 방송계를 주름잡던 박정숙 MC. 환한 미소와 밝은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아침을 열어 주던 그녀가 최근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스마트 한류 전도사로 맹활약하겠다는 박정숙사무총장의 다부진 각오와 계획을 들어 보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아침 방송계를 주름잡던 박정숙 MC.
환한 미소와 밝은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아침을 열어 주던 그녀가
최근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스마트 한류 전도사로 맹활약하겠다는 박정숙사무총장의 다부진 각오와 계획을 들어 보았다.

 

서울시가 주도해 창립한 국제기구 WeGO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는 ICT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시티 및 전자정부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과 정보격차 해소를 추구하는 국제기구로 2010년 서울이 주도해 창립했다.

“설립 당시 대한민국의 전자정부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해외 도시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서울시가 주도가 되어 설립하게 되었죠. WeGO는 서울을 비롯해 스마트시티에 대한 해외도시의 모범 사례를 개발도상국들 도시에 공유하는 것이 주 역할이에요. 세계 각국의 도시, 기업, 연구소, 기관 등 다양한 형태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그런 면에선 새로운 협의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 하면 흔히 유엔만 떠올리기 쉬운데 우리는 2000년 이후 많이 설립된 민관 협력체 기구 중 매우 선도적인 기구죠.”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는 지난 11년간 세계 도시의 디지털 격차 해소와 역량강화, 세계 도시 기업 간 스마트시티 혁신적 기술 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명실상부한 스마트시티 국제협의체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듯 막중한 역할을 해온 국제기구를 이끌게 된 박 사무총장은 어깨가 무겁다.

“WeGO의 사무총장을 맡게 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탄소저감 등 여러 사회적 이슈를 맞닥뜨리면서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시기에 새로운 어젠더(의제)를 던질 수 있어서 막중하면서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전엑스포 홍보대사에서 방송인까지
 

박 사무총장은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첫 직업은 한국의 스마트한 기술 수준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홍보대사였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유치하면서 국제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당시 세계 각국들이 한국에서 엑스포를 할 수준이 될까 의구심을 가져 국제관에 들어오겠다는 나라가 없었어요. 그래서 정부에서 해외를 다니며 적극적으로 유치를 해야겠다 싶어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해외홍보사절단을 선발하게 됐죠. 한국은 물론 대한민국 국적의 해외 주재 여대생들까지 약 300명이 지원해서 3명을 뽑았는데 운 좋게 제가 뽑혔습니다.”

그렇게 대전엑스포를 앞두고 해외순방홍보사절단으로 선발된 박 사무총장은 1년 반 동안 외국에 나가 한국의 기술수준을 적극 알리며 100여 개 나라의 국제관을 유치시켰다. 당시 엑스포는 3D관, 아이맥스관 등 20년 후 미래 사회의 모습을 미리 보여 주어 지금의 스마트시티와도 비슷한 성격이었다. 결국 첫 직업이었던 엑스포 해외순방홍보사절단에서의 역할은 현재의 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의 역할과 일맥상통한 것이었다.

엑스포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마치고 난 후 그녀는 SBS에서 특채 MC로 약 10년간 아침 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지적인 외모와 매끄러운 아침방송 진행으로 시청률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2003년 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황후 역할을 하게 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대장금의 이병훈 감독님을 한 시상식에서 뵙게 돼 인연이 되었는데 그 후 제가 어느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시고 그 이미지가 각인됐었나 봐요. 어느날 연락이 와 문정황후 역할을 해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는데 드라마 출연은 인생의 새로운 경험이라는 득도 있었지만 실도 있었어요.”

대장금 출연을 계기로 10년간 아침방송 MC로 열심히 방송해온 그녀가 한순간에 드라마 속 왕비 캐릭터로 굳어져 버린 것. 그래서 고민 끝에 연기는 인생의 한번의 경험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34살에 드라마를 시작하는 건 아니다 싶었고 더군다나 연기에 큰 꿈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렇게 방송 일을 접고 34살에 유학을 떠나 미국 콜럼비아대학교에서 국제 관계와 미디어를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땄다.
 

미국에서 한류 전도에 앞장서다

방송 일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녀지만 결코 방송 일과 완전히 분리되긴 어려웠다. 당시 대장금의 인기가 워낙 높아 세계 각국에 방송되다 보니 외국에서도 그녀를 알아본 것이다.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니까 ‘내가 거기서 벗어날 순 없겠구나. 그렇다면 내 일과 연관을 시키자’라고 마음을 바꾸었어요. 그래서 제 전공이 국제 관계, 미디어였는데 문화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전달됨으로써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기로 했죠. ”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의 큰 파급력을 보고 그녀는 본격적으로 한류에 대해 깊이 분석하고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소프트 파워’라는 단어를 처음 쓴 하버드교수이자 석학이었던 조셉 나이 교수를 찾아가 한류의 가치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류는 소프트 파워가 아니라 오가닉 파워라는 것을 교수님께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미국처럼 큰 나라가 탑다운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나라 것을 원하는 형태이므로 작은 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나는 파워다. 그래서 비욘드 소프트 파워다.’라고 교수님께 주장했죠. 그랬더니 조셉 나이 교수님이 그 말을 듣고는 웃으시며 ‘열심히 해’라고 하시더군요.“

한류의 가치를 연구하던 그녀는 하버드스쿨에서 최초로 한류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코리안 웨이브’라는 타이틀로 심포지엄을 열어 한류에 대해 본격 논의하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당시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인 박진영씨를 초청하고 프로듀서와 연기자들도 섭외해 한류를 어떻게 전파하게 됐는지 알리게 했어요.”

이렇듯 해외에서 한류의 가치를 널리 알려 온 그녀는 한국에 돌아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대표와 다문화어린이 후원단체인 호프키즈의 대표를 맡고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객원교수와 국립외교원 겸임교수,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를 역임하며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위킹맘의 고충 누구보다 잘 알아
 

국제기구의 사무총장으로, 후진양성을 하는 교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 총장이지만 가정에서는 그녀도 내조와 양육에 힘쓰는 아내이자 엄마다. 지난 2012년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재영 의원과 결혼한 그녀는 2013년 마흔이 넘은 아이에 아들을 출산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그녀에게 워킹맘으로서 고충이 없느냐고 물으니 잠시 한숨을 쉰다. 절절한 리액션이다.

“저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힘든 일도 많았고 실수도 많이 해봤답니다. 제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일을 하며 아이를 케어 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아요. 어제도 아이 전화가 왔는데 제가 너무 바빠 전화를 못 받아 아이가 밖에서 30분이나 기다렸다는 거예요.”

당당하고 화려해 보이는 워킹우먼에서 힘들고 고달픈 워킹맘이 되는 순간이다. 그런 그녀의 솔직함이 참 순수해 보였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엄마들에게 가정에서의 일이 첫 번째 직업이라면 두 번째 직업도 꼭 갖기를 권한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엄마들이 가능하면 양자를 병행하면 좋겠어요. 백세시대에 엄마들이 남편과 아이들 서포트만 하다가는 결과적으로 허무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꼭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봉사활동을 통해서라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고 직업으로도 이어질 수가 있어요.”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담도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저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헤드 헌터도 찾아가보고 지원서도 써보고 면접도 보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왔어요. 그래서 요즘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겠더군요. 우리 엄마들도 그런 노력을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가다 보면 아이들과 소통도 더 잘 되고 언젠가 기회도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방송인으로서 우리에게 친숙했던 그녀이기에 방송 복귀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도 물었다.
“요즘은 MC도 유재석씨나 강호동씨처럼 캐릭터가 분명해야 하고 또한 누군가가 써주는 대로 보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해서 충분히 대화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의 위치에서 방송 일을 병행하기란 어렵죠.”

그녀가 방송 일을 접은 것은 MC라는 일에 분명한 철학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남편이 정치인이다 보니 항상 선거가 있기 전에 제가 스스로 방송 일을 그만뒀어요. 미디어에 있는 진행자가 편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돈을 받고 하는 일인데 그 돈은 공공재예요. 그런 공공재를 받는 사람이 특정한 쪽에 치중해 어젠더 세팅(의제 설정)을 하면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아이러니는 언제부턴가 진행자는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어야 진행을 더 하더라구요.”

마지막 말에 뼈가 있는 듯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에서 사라지는 진행자가 있는가 하면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 진행자도 있는 우리의 현실에 공감 가는 말이었다.

 

편견을 넘어 WeGO의 역할 충실히 수행하겠다
 

박정숙 사무총장은 이미 사회생활의첫 업무를 한국의 스마트한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역할로 시작했고 국제 관계를전공해 한류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대표로대내외 교섭 능력을 발휘,인정받았다.
박정숙 사무총장은 이미 사회생활의첫 업무를 한국의 스마트한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역할로 시작했고
국제 관계를전공해 한류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대표로대내외 교섭 능력을 발휘, 인정받았다.

 

방송인으로서 활약하던 그녀가 IT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 것을 의아해하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는 일부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한 기술지식이 없는 사람을 왜 뽑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국제기구는 기술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럼 외교관이 해야 된다고도 하는데 외교관은 나라를 대표해서 공적인 업무를 하지 우리 같은 민관협력 기구는 파트너십을 잘하고 홍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는 또한 돈을 벌어야 하는 영리목적이 아니라 어젠더 세팅(의제 설정)을 잘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것이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박 사무총장은 이미 사회생활의 첫 업무를 한국의 스마트한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로 시작했고 국제관계를 전공해 한류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대표로 대내외 교섭 능력을 발휘, 인정받았으니 WeGO를 이끌어갈 적임자라 할 수 있다. 서울시 주도로 창립한 국제기구에 취임하게 된 박 사무총장은 더욱 굳은 각오와 계획을 밝힌다.

“어떤 도시, 기업, 기관, 개인이든지 우리와 함께 스마트한 도시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제 계획이구요. 그 방법 중에 하나로 ‘위고 챔피언스’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고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기대와 희망을 심어 주고 싶습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곳에 가서 접목해야할지 몰라서 어려워 할 때 WeGO를 통해 시장에 소개하는 것도 우리가 할 일입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성공한 기업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WeGO를 통해 도약하시길 바랍니다. 더 많은 회원들이 WeGO를 활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Queen 김은정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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