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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의 상상편지]  ‘여왕의 품격’으로 산다는 것
[노마의 상상편지]  ‘여왕의 품격’으로 산다는 것
  • 김종면 주필
  • 승인 2022.01.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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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무엇일까요. 사랑, 희생, 헌신, 봉사, 기도….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있습니다. ‘품격’입니다. 우리가 흔히 여왕의 품격이라고 할 때 그 품격 말입니다. 여성은 어떻게 여왕의 품격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꼭 여왕이어야 여왕처럼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품격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 된 바탕, 타고난 성품이 곧 품격입니다. 인간의 기품은 타고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품(天稟)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잉태된 품격’이라고 할까, 품격은 만들어지는 것이자 발명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여성으로서의 품격을 갖출 수 있을까요. 확실한 길은 사덕(四德)을 쌓는 것입니다. 사덕은 여자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을 일컫습니다. 부덕(婦德·마음씨), 부언(婦言·말씨), 부용(婦容·맵시), 부공(婦功·솜씨)이 그것이지요.

아름다운 마음씨는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합니다. 부드러운 말씨는 가슴에 맺힌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줍니다. 보기 좋게 매만진 자태는 마음에 균형과 정돈감을 안겨줍니다. 솜씨는 길쌈이나 바느질 같은 재주를 말합니다. 지금이 집 안에서 실을 내어 옷감을 짜는 시대도 아니니 이것은 좀 달리 해석해야 겠지요. 가사에 대한 센스 정도로 받아들여도 괜찮을 듯합니다. 

사덕은 별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덩어리가 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요. 예컨대 말씨는 마음씨에서 나옵니다. 밭이 곡식의 싹을 틔우듯 마음은 선악의 싹을 틔워냅니다. 선한 마음의 밭에서 악한 말의 싹이 돋아날 수 없습니다. 명경지수 같은 맑고 깨끗한 마음에서 어떻게 혼탁한 소리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사덕을 원만히 갖춘 여성의 초상은 어떨까요. 아마 차분하고 단아하고 편안한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내면의 자아는 금강석처럼 단단할 것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확고해야 덕을 실천하는 일도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여성 품성론의 시각에서 ‘전통도덕’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으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다움의 짐을 지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적 의미가 충만한 여성 가치 덕목과 낡은 도덕률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여성 리더십을 말할 때 종종 꺼내드는 이른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작동 원리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성성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세상입니다. 남성성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이지요. 여성성 혹은 여성적 덕목은 극복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강요할 성격의 것도 아니지요. 다만 보다 충실해야 할 인간 본연의 가치일 뿐입니다. 

여왕, 아니 품격 있는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여성 고유의 미덕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입니다. ‘

’자발적 여성다움‘이라는 말이 가능할까요. 여왕의 품격으로 산다는 것은 거창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스스로 여성적 가치와 덕목을 가꿔나가는 가운데 자신만의 고유한 아우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강화할 수 있지요. 본질에 충실한 것만큼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없습니다. 

글 김종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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