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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박사가 조언하는 '영·유아 언어발달 제대로 알기'
김수연 박사가 조언하는 '영·유아 언어발달 제대로 알기'
  • 최하나 기자
  • 승인 2022.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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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의 김수연 박사는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박사과정에서 영유아 발달심리학, 발달신경학을 전공하고 EBS <육아일기>, <60분 부모> 등의 부모교육 프로그램, 수많은 강연에서 아기발달평가와 초보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의 저서〈0~5세 말걸기 육아의 힘〉에서 엄마들에게 전하는 아이와 상호작용하기, 말걸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요즘 엄마들의 또 다른 숙제는 아이에게 말걸기가 아닐까. 육아에 있어 말걸기가 중요하다고 하니 그에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단순히 말 건다고 해서 그것이 꼭 ‘말로 하는 언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므로 아이가 알아들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하고 아이가 몸짓으로 하는 말들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기에게 말걸기에 대한 잘못된 이해예요. 아이에게 말을 걸어줘야 한다고 하니 엄마들이 그냥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필요 없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직 언어를 성인들처럼 이해할 수 없어요. 아이에게는 그가 보이는 몸짓이 언어이므로 이를 알아듣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단, 목소리 톤이나 제스처, 얼굴 표정으로 아이와 소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말이라는 건 아이와 엄마의 상호작용을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김 박사는 아이에게 말을 걸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매너로 말을 걸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엄마들은 아이는 단어밖에 못 알아듣는데 계속 말을 길게 하는 실수를 한다. 또 6개월 이전에는 말과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 하이톤 목소리로 ‘아이 예뻐!’라고 해야 하는데 굵은 목소리로 말한다거나 하면 말은 ‘아이 예뻐!’라고 해도 ‘난 네가 싫어!’ 라고 입력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이와 엄마의 상호작용 애착관계의 포인트는 아이가 엄마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게 말을 걸어줘야 하는 것이다.

 

김수연 박사가 조언하는  '영·유아 언어발달 제대로 알기'

 

 

아기의 말걸기와 엄마의 말걸기

“아기는 아직 말을 못 하니 아기의 수단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요. 최소한 ‘싫어, 좋아’ 등의 말을 하죠. 아이가 싫을 때 그걸 전하는 방법이 울음이에요. 그 외에도 눈을 크게 뜬다는 것은 좋다는 것이고 등에 힘을 주고 목을 뒤로 젖히는 건 싫다는 거예요.”

김 박사는 아이가 보여주는 작은 사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것이라는 점이라는 강조했다. 하지만 엄마는 그것을 인지 못하고 자꾸 아이가 빨리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아이가 말이 트이려면 60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 60개월 사이 아이가 엄마에게 걸어오는 말들을 말로서 인식하지 못하니까 상호 작용이 안 되겠죠. 아이가 엄마에게 말 걸어올 때는 대부분 작은 눈이 커지고 손이 벌어지며 등이 젖혀지는 등의 몸짓으로 말을 걸어오게 돼요. 하지만 우리는 말로 말을 걸죠. 사실 아기는 목소리 톤이나 얼굴 변화, 옷 등의 시각적 요소로 전달되는 것을 이해하므로 엄마도 아기처럼 말을 걸어야 하고 그에 대한 공부가 꼭 필요합니다.”
 

아이가 스트레스 상황이라면

특히 24개월에서 35개월 시기에 주의할 점은 기분 좋을 때는 아이가 일상생활의 말을 거의 이해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아이에게 아무 말도 안 들린다는 점이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다른 입장임을 이야기하는 건 아이가 못 알아들어요. 그래서 훈육을 한다고 ‘네가 자꾸 그러면 친구가 없잖아‘ 이렇게 말해도 아이는 이해할 수 없어요. 그래서 엄마들이 직접 아이를 때려보기도 하죠. ‘이렇게 아픈 거야.‘ 하면서. 하지만 아이는 그걸 이해하지 못해요. 훈육을 할 때도 ’때리지 마‘ 이렇게 하지 말고 다른 매너로 의사 전달을 해야 합니다. 관심을 주지 않는 거예요. 말을 잘 알아듣는 것 같다고 해서 엄마 입장을 말로 알려주려 하지만 그것까지 이해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란 점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말을 많이 하거나 동화책을 읽어줘도 되지만 스트레스 상에서는 말을 줄이고 아예 침묵으로 ‘너한테 애정을 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아니면 그 상황에서 아이를 분리시켜 ‘네가 그러면 여기서 놀지 못할 거야‘ 하는 식의 행동으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
 

양육 스트레스를 위한 조언

“말을 많이 해주면 아이 언어발달이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는데 실험 결과는 좀 다릅니다. 말을 많이 해준다고 해서 아이가 말이 빨리 트이는 건 아니에요. 말이 트이는 것도 운동 발달이에요. 이건 60개월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좋은 머리도 필요하지만 입술, 혀 등이 빨리 움직여줘야 해요. 말하면서 침도 삼키고 숨도 쉬어야 하니까요. 여러 운동기능이 돌아가야 말을 길게 잘 할 수 있어요. 엄마가 말을 많이 해서 아이의 언어 발달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므로 말을 많이 해서 더 피곤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또 예전에는 양육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이 양육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라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육체적, 정신적인 피곤함이 더 문제가 된다고. 김 박사는 이때 아이를 키우다 피곤하고 지친다 싶으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좀 쉬기를 권한다.

“엄마 중에는 아이랑 노는 것보다 집안일이 더 편한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엄마가 집안일을 할 때 누군가 아이와 놀아주는 사람이 있는 게 좋고요. 또 지금은 코로나로 어렵지만 어린이집을 적극적으로 보내는 게 좋습니다. 남편하고 분담도 좋은 방법이고

시어머니, 친정어머니의 도움도 적극 받아서 아이를 같이 양육해 줄 수 있는 인원을 총동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엄마가 지치지 않아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으니 아이랑 놀아주지 못해 죄책감 갖지 마시고 피곤하니 쉬어야겠다는 자각을 해야 합니다.”
 

언어 발달 과정에서 꼭 알아둘 것

“언어 발달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언어이해력입니다. ‘언어이해력이 자기 나이 수준이 아니에요’ 이런 질문을 해야 하죠. 그런데 엄마들은 아이들의 언어이해력을 평가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0~5세 말걸기 육아의 힘〉에 언어이해력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들을 넣었어요. 언어이해력은 평가하기 힘든 데다 간단한 말만 알아들어도 언어를 다 알아듣는다고 이해하시니까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필요합니다.”

김 박사의 상담사례들을 보면 엄마들의 가장 큰 걱정은 아직 말을 못 한다는 것이라고. 그래서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이런 질문이 많다. 하지만 김 박사는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예스, 노는 얼굴 표정, 몸짓으로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엄마들은 다 ‘말하기’에 집착하셔서 안타까워요. 아무리 언어치료를 한다고 해도 아이가 운동성이 준비되지 않으면 말은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말이 느린 것 VS 자폐 스펙트럼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아이들이 말을 못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폐 증상의 아이들도 말을 해요. 중요한 차이는 친밀감입니다.”
‘까꿍’ 할 때 반응한다거나 엄마 손을 끌고 냉장고로 간다거나 이런 행동을 하고 거기에 언어이해력도 자기 나이에 맞는데 말만 늦게 트인다 하면 단순히 언어발달의 문제라고 보면 된다고. 그저 말만 늦게 트이는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인 경우 친밀감이 없죠. 말만 늦게 트이고 호명 반응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폐 증상은 아니고요 그 이외에 뭔가 상호 작용하려는 의지가 없이 혼자 논다든가 사람을 좋아하냐, 사람에 아예 관심이 없냐 하는 친밀도의 차이로 자폐 증상을 판단합니다.”
 

말걸기 육아는 엄마의 연기력

“아기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하지만 언어로 걸어오지 못하죠. 눈을 크게 뜬다거나 손을 벌린다거나 이런 것들이 모두 아기의 언어예요. 아기가 하는 작은 행동, 제스처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는 아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 24개월 이전의 아기들은 얼굴 표정 목소리 톤, 모른 척하기, 아기한테서 멀어져 가기 등으로 메시지를 더 빨리 파악한다. 그래서 언어로만 말하려 하지 말고 연기자처럼 얼굴 표정, 목소리 톤, 몸짓으로 아기에게 말을 걸고자 애쓰기를 김 박사는 권한다. “그래서 육아는 연기력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김수연 박사는 "말을 많이 해주면 아이 언어발달이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는데 실험 결과는 좀 다릅니다. 말을 많이 해준다고 해서 아이가 말이 빨리 트이는 건 아니에요. 말이 트이는 것도 운동 발달이에요. 이건 60개월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연 박사는 "말을 많이 해주면 아이 언어발달이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는데 실험 결과는 좀 다릅니다. 말을 많이 해준다고 해서 아이가 말이 빨리 트이는 건 아니에요. 말이 트이는 것도 운동 발달이에요. 이건 60개월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연 박사 조언-연령별 아기에게 말걸기]
 

출생부터 2개월까지

이 시기는 엄마 얼굴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단계지만 갓 태어난 아이는 본능적으로 모방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엄마의 움직임을 세밀히 관찰하면서 말이다.
“말을 할 때 입술이 움직이는데 아이가 좀 더 시선을 집중할 수 있도록 빨간색 립 컬러를 바르면 아이가 집중하기 쉬워요. 2개월까지는 엄마 얼굴이 1백 퍼센트 보이지는 않아서 눈 맞춤이 그다지 쉽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보면서 입술을 움직이고 고개를 위아래로 젓거나 하는 움직임이 좀 필요합니다.”

생후 3개월부터 5개월까지

아기의 시력이 매우 빨리 발달하는 시기로 4개월이 되면 엄마 얼굴에 있는 점도 알아볼 정도라 엄마의 얼굴 표정이 중요하다. 얼굴 표정을 많이 활용해서 아이와 교감한다. 아기는 목을 완전히 가누게 되므로 싫을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버리기도 한다. 만약 젖병을 입가에 가져갔는데 얼굴을 옆으로 돌린다면 ‘얘가 왜 이러지?’ 하기보다 ‘아, 얘가 아직 먹고 싶지 않구나’라고 이해하면 된다.

생후 6개월부터 14개월까지

“이 시기에는 목, 허리도 가눌 수 있게 되어 제법 자기 몸을 잘 가누게 됩니다. 그러면 떼도 생기는데 5~6개월 땐 소리를 질러 엄마들이 깜짝 놀라기도 하고요. 배밀이도 터득해서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고 싫으면 도망도 가요. 소리와 말 차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 ‘맘마’ 등으로 사물명, 또 사람한테는 이름, 호칭이 있구나 하며 어렴풋이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게 돼요.”
보통 8~9개월을 그 시기로 보는데 5개월부터도 가능하다고. 그래서 수저에 이유식을 담아 보여주면서 ‘맘마’, 엄마 얼굴을 보여주면서 ‘엄마’ 하면 그 호칭들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짧게 이야기해 줘야 하고 이때 실수하기 쉬운 것이 말을 길게 하는 것이다. 단어로만 알려줘야지 긴 문장을 알려주려 하면 효과가 없다.

생후 15개월부터 23개월까지

“일상생활에서 많이 했던 말들, ‘나가자’, ‘앉아’, ‘일어나’ 이런 말들 모두 이해해요. 사물명도 자동차 등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은 대부분 이해하고요. 19~21개월이 되면 세부 사물명, 자동차가 있으면 이건 ‘자동차 바퀴’야 이건 ‘멍멍이 꼬리’야 이런 것들을 이해합니다.”
17~18개월이 지나면 이건 엄마 코, 이건 아빠 코 등 소유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이런 아이 수준을 감안해서 말을 할 때도 엄마 코, 아빠 코, 할머니 코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해주면 아기의 언어이해력을 향상시키는데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생후 24개월부터 35개월까지

생후 24개월 시기 아이에게는 언어이해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것이 많다. 특히 그전에는 사물명만 알고 상대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 시기에는 ‘더 많다’, ‘더 크다’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다.
“이스라엘에서는 32개월에 모든 아이들의 언어이해력을 점검해요. 문법을 이해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24개월~ 32개월 시기죠. 여기 사탕이 있다 하면 사물명이 인지되는 것이고 수량이 다른 사탕 뭉치를 놓고 ‘여기 사탕이 더 많네’ 이렇게 얘기해주는 것은 언어이해력을 돕습니다. 그런 아이의 언어이해력에 맞게 말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후 36부터 60개월까지

“언어이해력이 매우 빨리 발달돼요. 객관적인 것에 대해서는 잘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자기감정에 맞는 어휘를 찾아내는 건 어려워요.”
그래서 아이들은 화났을 때 ‘엄마 미워’ ‘엄마 죽어버려’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엄마들은 ‘어떻게 엄마한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하는데 그럴 땐 아이들이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란 점을 이해하고 ’아, 속상하구나‘ 하는 정도로 아이의 미숙한 표현을 이해해 줘야 한다고.

[Queen 최하나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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