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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QUEEN아틀리에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QUEEN아틀리에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2.2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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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홍정희

뜨거운 정감으로 빚어낸 조형언어(造形言語)

1991년 4월호-QUEEN아틀리에
1991년 4월호-QUEEN아틀리에

 

'포발하는 활화산의 분화구'같은 강렬한 색과 역동적인 힘, 거친 표면 질감.

서양화가 홍정희(46세) 화백의 조형 세계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 크게 변별되는 독자성을 지닌다. 기존 회화 관념에서 벗어나고자 한 실험정신의 결과이다. 

매끄러운 화면에 거부감을 느낀 그녀는 생선뼈 · 원두커피 찌꺼기 · 톱밥 등 이물질과 아교를 섞어 만든 특수 안료를 사용, 마티에르를 살리는 작업을 일관되게 해오고 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화면을 획든한 그녀는 색과 색의 조화에 있어서도 남다르다. 스스로 '인간적이고 용기있는 색깔'이라 명명한 빨강색을 주조색으로 초록색 · 노랑색 등 원색과 그 색깔들의 결합에서 얻어진 보색이 '홍정희의 색깔'로서 화면에 앉혀진다.

홍정희 화백의 화면은 입체적이다. 정지된 순간의 표현이 아니라 살아 꿈틀댄다. 생명력을 지닌 화면에서 화면 밖으로 불쑥 걸어나올 것만 같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한다.

직선적인 화면 구성은 단순하면서도 직설적이다. 색감은 따스하고 원시적이다. 섬세하고도 풍부하다. 색을 알고 쓰는 작가 홍정희.

그녀는 대학 졸업 후부터 화단의 주목을 받아 청년미술가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그녀의 남다른 재질을 인정 받아온 터이다. 그 짧은 신인시절의 각광에서 헤어나지 못해 초조해 하던 시절, 미국 풀브라이트 교환 교수로 2년간 공부할 기회가 주어졌다. 바깥 체험은 그녀의 조형 언어를 다듬어 더 단단하게 구축해 주었다. 

흔들림없는 독자적 영역을 확보한 그녀는 70년대의 '아(我)' 연작에서 83년 '탈아(脫我)'로 주제의 탈바꿈을 시도한다. 그것은 표현 세계의 '변형'이 아닌 '심화'이다.

'아'가 자기를 쌓는 작업의 표현이었다면 '탈아'는 자기를 주장하던 고집스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다른 자아를 찾는 작업'이다. 그만큼 여유를 찾았다는 얘기인지도 모른다.

남매를 둔 주부임에도 불고하고 아기 낳고 몸조리할 동안을 제외하고는 그림 그리는 일을 쉬어 본 적이 없다. 지금도 17년간 사용하고 있는 동부이촌동의 아틀리에에 매일 출퇴근한다. 그녀의 일상생활이다. 

홍정희 화백에게 '왜 그림을 그리느냐'고 묻는 것은 '왜 사느냐'는 물음과 같다. 그림은 곧 그녀의 삶 자체이다.Q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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