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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과학자 최은정 박사 "우주 쓰레기가 인류를 위협한다"
우주 과학자 최은정 박사 "우주 쓰레기가 인류를 위협한다"
  • 송혜란 기자
  • 승인 2022.02.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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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천문대기과학과를 졸업한 최은정 박사는 연세대 대학원 천문우주과학과에서 인공위성 충돌 위험 연구와 인공위성궤도 결정 연구로 각각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아리랑 2호 등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으며, 쎄트렉아이에서 두바이위성 등 해외로 수출하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우주공학자로 일했다.
연세대학교 천문대기과학과를 졸업한 최은정 박사는 연세대 대학원 천문우주과학과에서 인공위성 충돌 위험 연구와 인공위성궤도 결정 연구로 각각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아리랑 2호 등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으며, 쎄트렉아이에서 두바이위성 등 해외로 수출하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우주공학자로 일했다.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이 발사된 지 64년이 흘렀다. 인공위성이란 존재를 신기해하던 것도 잠시. 요즘은 한 번 발사에 60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올라가고 있다. 제 역할을 다한 인공위성은 우주를 떠다니다 서로 충돌하고 부서지며 쓰레기로 남아있는데…. 언제 지구를 습격할지 모를 우주 쓰레기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오래 전부터 우주 쓰레기 이슈에 적신호를 보낸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이 최근 저서 ‘우주 쓰레기가 온다’를 펴내고 지속 가능한 평화적 우주 활동을 제안했다.
 

영화 ‘그래비티’, ‘승리호’ 속 이야기
 

쓰레기는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고 난 후 쓸모없어진 것이다. 그중 가장 파괴적인 쓰레기는 아마도 우주 쓰레기가 아닐까 싶다. 우주 쓰레기는 인류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우주에 보낸 인공위성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남겨진 로켓 잔해, 그들의 충돌로 발생한 파편 등 모두 임무 수행 후 버려진 것들을 말한다.

아직 우주 공간에는 인공위성을 다 쓴 뒤 수거하거나 폐기하는 절차, 규정이 없다. 우주에 발사한 것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주 쓰레기는 늘어나는 셈이다. 이러한 쓰레기들은 우주에서 계속 지구주위를 맴돌다가 영화 ‘그래비티’, ‘승리호’처럼 다른 인공위성이나 우주 정거장과 충돌해 폭발하거나 우주인과 부딪혀 심한 상해를 입히기도 한다.
 

매일 인류를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
 

무엇보다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것은 지구로의 추락 때문이다. 특히 그 잔해가 사람이 사는 곳으로 떨어지면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아주 머나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매일 지구에 우주 쓰레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1톤 이하의 파편은 지구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대부분 소멸된다. 그러나 1톤 이상의 쓰레기나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는 대기권을 뚫고 지구에 떨어진다. 약 70% 이상이 바다로 이뤄진 지구 표면 특성상 우주 쓰레기는 대개 인도양이나 태평양으로 향한다. 그렇다고 육지에 인공위성 잔해가 추락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2020년 5월 중국에서 쏘아 올린 창정 5B호 발사체 잔해 일부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같은 로켓이 지난해 5월에 발사됐다가 또 떨어진다고 해서 전 세계가 그야말로 비상 상태에 돌입했었다.

“20톤으로 추정되는 창정 5B호 우주발사체 잔해는 우리나라로 떨어질 위험은 없었지만 우주 쓰레기가 지상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 때문에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모니터링 했었죠. 결국 인도양으로 떨어져 막대한 피해는 피할 수 있었어요.”
 

우주 쓰레기가 한국에 떨어질 확률
 

우주에서 지구 주변을 돌며 인공위성이 다니는 길을 궤도라고 한다. 궤도 중에서도 고도 200~2,000km 되는 저궤도에 정찰위성 등 관측위성과 통신위성 등이 빼곡히 모여 있다. 적도 위 고도가 3만6,000km인 정지궤도도 인공위성이 항상 일정한 곳을 비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나라 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 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과 통신환경위성인 천리안위성이다 정지궤도에 위치해 있다.

태평양 지역의 정지궤도는 듬성듬성한 반면 여러 나라가 모인 유럽 쪽 정지궤도에는 인공위성이 촘촘하게 자리해 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인공 우주물체는 2만3,000여개. 그중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10%인 2,30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90%가 우주 쓰레기인 것이다. 이 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진다면 과연 한국일 확률을 얼마나 될까?

“사실 어떤 인공위성이냐에 따라 달라요. 2018년 4월 2일 남태평양으로 떨어진 중국 우주 정거장 톈궁 1호를 기억하나요? 영화 ‘그래비티’에서 주인공이 지구로 돌아올 때 도와준 게 바로 톈궁이었는데요. 톈궁 1호가 8.5톤, 10% 잔해라고 해도 850kg이라 상당히 위험했죠. 그 잔해들이 어디로 떨어질지 분석할 때 추락예측궤적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었어요. 추락 예측 9시간 전에야 우리나라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우주 쓰레기가 한국에 떨어질 확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최후 순간까지 워낙 변수가 많아서 시시각각 변하거든요.”

 

최은정 박사는 과학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공학자로 지금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추락과 충돌 등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우주과학자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최은정 박사는 과학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공학자로 지금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추락과 충돌 등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우주과학자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주 재난,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회적 혼란에 있다. 1차적으로 우주에 발사한 인공위성이 많아지면 인공위성끼리의 충돌위험이 높아지고, 2차적으로 이들이 서로 충돌하면 자꾸 부서지고 떨어지면서 갑자기 인터넷이나 핸드폰이 안 되는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최은정 박사는 미국항공우주국의 과학자 도널드케슬러의 이야기를 빌려 “어쩌면 곧 인공위성들의 연쇄충돌로 파편들이 더 잘게 쪼개지면서 ‘케슬러 증후군’이 생길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구인의 제2의 삶 터전으로 자주 거론됐던 우주. 인간의 우주개발 속도에 가속이 붙었다. 앞으로 우주 개발은 더 활발해질 것이고, 인간이 우주로 올라갈 기회는 훨씬 많아질 것이다.

이미 우주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 되었다. 우주 쓰레기 자체가 우주 개발을 막는 어두운 그림자로 작용해서는 안 될 터. 우주에서 환경을 관측하는 환경위성 덕분에 미세먼지 이동 경로 등 일기예보를 받아보는 혜택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주를 안전하고 평화롭게 잘 활용해야지요.”
 

잠시 속도를 늦춰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인류가 우주 재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로는 무엇이 있을까? ‘승리호’처럼 직접 우주에서 쓰레기를 주워 하치장에 버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쓰레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부터 쉽지 않다고 최 박사는 설명했다. 그보다 과거 인공위성이 1년에 수백 개 발사됐다면 지금은 수십 개가 한번에, 한 달에 수백 개가 우주로 올라가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스페이스X사의 일론 머스크는 한 번에 60대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어요. 지구 주변에 네트워크망을 형성해 세계적으로 1G 이상의 속도를 가진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에요. 매일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요.”

그만큼 우주 쓰레기도 금방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인공위성의 수명은 저궤도의 경우 3~5년, 정지궤도의 경우 10~15년 정도다. 이후 궤도에 쓰레기로 남아있는 기간은 궤도에

따라 수십 년에서 수천 년으로 미션 수행 기간보다 훨씬 길다. 우주가 날을 거듭할수록 계속 혼잡해지는 이유다.

이에 최 박사는 그 혼잡도가 증가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즉 인공위성이 임무를 수행한 후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키거나 사용하지 하는 무덤궤도로 옮기는 폐기 절차를 수행해 지구궤도에 머무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민간에서 너무 인공위성 궤도를 많이 차지해 버리면 우리나라 같은 곳은 불리하기도 하고요. 일론 머스크는 한번에 60대를 쏘아 올리는데 그동안 한국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고작 48대뿐이에요. 실제 우주에 우리나라 위성이라고 발견된 건 32대 정도이고, 그중 운영하고 있는 건 14대, 떨어진 건 5대고요.”
 

지속가능한 평화적 우주활동이 필요하다
 

누군가 인공위성을 발사한 뒤 임무를 끝내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우주 정거장의 경우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규모 피해를 막고자 미션 종료 전에 태평양으로 떨어뜨리는 절차를 수행할 뿐 다른 인공위성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다.

유엔우주공간의평화적이용을위한위원회(United Nations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에서 이러한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요구된다고 최 박사는 덧붙였다.

여기서 최은정 박사 등 우주 과학자의 역할은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며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개발에 있어 예측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특히 우주 쓰레기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것은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우므로 여러 나라와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최 박사는 다짐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이 재미있어 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한 최 박사는 현재 전 세계와 소통하며 지구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이사를 맡아 아직까지도 과학계에서 소수인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가 롤모델이 되어 우주 과학사에도 훌륭한 여성사를 쓸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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