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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는 아래로 흐른다
효(孝)는 아래로 흐른다
  • 목남희
  • 승인 2022.02.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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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교육

효(孝)의 정신은 자녀교육의 원소이다. 효도하는 사람은 나라를 사랑하고,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이룬다. 사랑과 배려는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다.

나의 어머니는 5남매 맏며느리로, 병중 아버지를 모시는 효자 남편에게 열여섯 살에 시집와 66년 동안 7남매를 키우며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모범 가정을 꾸렸다.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40년 이상을 앓다가 71세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손발이 되어준 할머니는 환갑을 못 넘기고 59세에 위암으로 남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오랜 세월 할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 가며 병시중을 하던 할머니는 후에 ‘열녀상’을 받았고, 하동군 북천면에 있는 북천초등학교 정문 앞에 열녀비가 세워졌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어머니는 전신이 굳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목욕시키고 매일 생선국으로 식사를 떠먹이며 끝까지 정성스럽게 모셨다. 그 사실이 동네에 퍼져 군 소재지까지 소문이 났고, 아버지는 ‘효자상’을, 어머니도 ‘효부상’, ‘장한 며느리상’을 받았다.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지극히 모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식들에게 ‘효’가 무엇인지 일깨워주었다.


 

엄마제문
엄마제문

 

어머니, 아버지처럼 살 수 있다면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유대인 속담이 꼭 우리 집에 해당되는 것 같다. 어머니는 만능이었다. 매우 부지런하고 강하며, 영리하고 아름다웠다. 부덕과 교양을 비롯해 여자로서 모든 것을 갖추었다. 어머니는 가정주부로 한평생을 살았으나 두려움을 모른다. 전통 관습에 굴복하지 않고 언제나 공익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다수의 의견이라도 무분별하게 따르는 일이 없었다.

어머니는 어디에서든 리더를 맡았다. 유서 깊은 진주 강씨 가문의 ‘강씨딸네회’에서 최장기 회장을 맡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스마트폰이나 TV 또는 새로운 전자 제품을 보면 사용법과 기능을 열심히 익힌다. 지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밴드를 본다.

아버지는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했다. 우리를 대하는 모습에서 한결같은 사랑이 느껴졌다. 근래 7남매가 모여 이야기하던 중 우연히 나온 말이 저마다 ‘나는 아버지의 특별한 자식’이라고 느꼈다는 것이다. 우리 7남매는 모두 아버지를 세상에서 최고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빠도 아버지를 닮아 효심이 극진하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회식 때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부축하며 걷는다. 어머니는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오빠의 손을 꼭 잡고 걷는데, 90살이 넘은 어머니와 70살이 넘은 아들의 실루엣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정겹기만 하다. 그 모자의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아름답다. 동네 사람들도 모두 한마디씩 하면서 칭찬하고 부러워한다.

오빠가 나이 들면서 알게 모르게 효성이 동생에게로 흐르며 전달되는 것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12살 어린 남동생의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는 12년 전 오빠 모습 그대로다. 인간은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과는 다르게 듣고, 보고, 느끼며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사물이나 상황을 인지하고, 그 기억 속에 경험을 저장하며 필요에 따라 반응하는 것 같다. 어쩜 저렇게 생긴 것도 하는 태도도 똑같을까? 백 마디 교훈보다 부모의 실천은 자식 몸의 한 세포로 자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하다.

‘자손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부모라면 성공한 인생’이란 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출세하기보다는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부모님의 말씀은 우리 7남매에게 그 어떠한 강요나 유산보다 값진 강한 메시지였다. 7명의 딸, 며느리 그리고 12명의 손녀와 손부의 인생 목표는 ‘어머니 (혹은 할머니)처럼 사는 것’이다. 40명의 아버지 자손은 아직도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되뇌곤 한다.
 

글·자료 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
다. 의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만 여럿 키워
낸 명가 출신으로 목 교수는 그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
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
했다는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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