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이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및 30라운드 연속 언더파라는 신기록도 수립했다.
고진영은 6일(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약 4개월 만에 나선 첫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새 시즌을 화려하게 출발했다.
고진영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3승. 또 고진영은 2018년 LPGA투어에 진출한 뒤 6년 연속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최근 참가한 10개 대회에서는 우승 6회와 준우승 1회, 6위 2회로 톱 10을 무려 9번이나 기록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진영은 지난해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상반기에 출전한 10개 대회에서는 단 1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 힘든 시간을 겪었다. 톱10에는 5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컷 탈락을 경험하는 등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다.
성적 부진 탓에 고진영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93주 동안 유지하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넬리 코다(미국)에게 뺏겼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볼런티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후 한 달 동안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고진영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하반기에서 놀라운 반전을 펼쳤다.
지난해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뒤 10월 커그니전트 파운더스컵과 국내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오른 고진영은 시즌 5승으로 코다(4승)를 제치고 다승왕에 올랐다.
고진영은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19년 이후 2년 만에 올해의 선수에도 올랐다. 또 2019년부터 3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 한국인 최초로 LPGA투어 상금왕에 3번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좋은 기운은 새해까지 이어졌다. 고진영이 2022시즌 준비에 몰두하던 때 코다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1위 자리에서 내려갔고, 이 덕분에 고진영은 한 경기에 나서지 않고 선두를 탈환했다.
경기력을 갈고 닦은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늦은 시즌 4번째 대회에서 시동을 켰다.
고진영은 4개월 간의 실전 감각이 무색할 만큼 라운드 내내 큰 기복 없는 모습으로 상위권을 유지했고, LPGA투어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및 30라운드 연속 언더파라는 신기록과 함께 우승했다.
두 개의 신기록은 '여자 골프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보유하던 기록을 경신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컸다.
2018년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4년 만에 LPGA투어 시즌 첫 경기에서 우승을 신고한 고진영은 2위 코다와의 격차를 벌리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됐다.
또한 이 상승세가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LPGA투어 최초 상금왕 4연패라는 대기록까지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고진영은 다음주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그는 7일 귀국해 숨을 고른 뒤 25일부터 열리는 JTBC 클래식 일정에 맞춰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출국할 예정이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