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9:05 (토)
 실시간뉴스
3·9 대선 김혜경·김건희·김미경 퍼스트레이디 각축전
3·9 대선 김혜경·김건희·김미경 퍼스트레이디 각축전
  • 오수연
  • 승인 2022.03.09 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9 대선 김혜경·김건희·김미경 퍼스트레이디 각축전

 

20대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대선후보 배우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 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부인 김미경 씨가 그 주인공이다. 예비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배우자들을 빗대 ‘신3김 시대(김혜경·김건희·김미경)’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가운데 김혜경·김건희 씨는 다양한 논란과 의혹의 한복판에서 서 있는 이른바 ‘배우자 리스크’ 의 당사자들이다. 3월9일 대선 막판을 달구는 ‘배우자 변수’를 짚어본다.(본 기사는 야권 단일화 이전 2월 23일 발행된 퀸 3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홍준표 전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여인 천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新 3金時代”(신3김시대)라고 적었다. ‘3김’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미경 씨를 지칭한 것이다. 세 후보의 부인을 과거 영삼(YS)·김대중(DJ)·김종필(JP)의 ‘3김시대’에 빗댄 셈이다. ‘신3김 시대’ 배우자 변수와 과도한 팬덤현상을 진단한다.

 

part1.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과잉의전 논란 관련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전업주부로 살아왔지만 여야 후보의 배우자 중에서 대외활동도 가장 적극적이었다. 과거 성남시장 선거, 19대 대선 민주당 경선, 2018년 6월 경기지사 선거 등을 거치면서 쌓아온 내공이 밑바탕이 됐다.

1966년생인 김씨는 2남 1녀 중 장녀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소개팅으로 만난 이재명 후보와 6개월의 연애 끝에 1991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혜경 언니’를 자처하며 2030 여성 표심을 끌어오려는 노력과 함께 주요 사찰을 찾아 현 정권과 민주당에 비판적인 불교계를 달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지난 20일 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를 방문해 주지 일원스님과 40여 분간 차담회를 나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후보가 직접 챙기지 못한 소외 계층, 지역 현장을 직접 찾는 등 광폭 행보를 펼쳤다.

 

발목 잡은 ‘황제의전’ 논란

김혜경 씨의 적극적 행보에 발목을 잡은 것은 경기도 공무원에게 사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이른바 ‘황제 의전’ 논란이다. 지난 1월 28일 SBS의 보도로 처음 불거졌다.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 모씨의 지시로 김혜경 씨의 심부름을 했다는 전직 공무원 A씨의 제보를 토대로 김씨가 약 대리처방을 시키거나 음식 배달을 시키는 등 공무원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른바 ‘황제 의전’ 논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씨는 지난 2월 9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의혹이 제기된 지 12일만이다. 김혜경 씨의 경우 대국민 사과는 했지만 법인카드 유용, 대리 처방 의혹 등 구체적인 내용에선 말을 아껴, 반쪽 사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part2.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1972년생으로 윤 후보가 52살인 2012년 3월 결혼했다. 개명 전 이름이 김명신으로 ‘7시간 녹취록’ 논란,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이 여권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지난해 12월 26일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했다.

외향적 성격인 김씨는 남편 윤 후보가 지난해 3월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전시기획사 코바나 컨텐츠 대표 등의 직함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재점화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공식적인 외부 활동을 자제 해왔다.

대선 유력후보인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간 여론조사 지지율이 막판까지 ‘박빙’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기 전에 한번은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된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카페 회원 급증 기현상

김건희 씨는 이른바 ‘7시간 녹취록’ 파장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녹취록이 별다른 파급효과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김건희 씨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형성시킨 것이다.

김씨가 사적 대화 도중 ‘쥴리’ 의혹 등 자신에게 얽힌 여러 논란을 해명하면서 의도치 않게 ‘걸크러쉬’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김건희 씨 팬카페 ‘건사랑’ 회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외에도 네이버에는 ‘건사모클럽’, ‘러블리 김건희 여사’ 등 각종 팬카페가 개설돼 있다.

팬 카페에는 김씨의 스튜디오 프로필 사진 촬영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여기에 김건희 씨가 포털사이트에 프로필을 등록하면서 공개 활동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건희 씨의 등판이 아직 미정이지만 정치활동과 무관하게 독자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씨가 전문성을 보이는 공연·전시 분야에서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는 방식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건희 씨의 맞수 격인 김혜경 씨를 추종하는 팬카페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함께해요 김혜경 팬카페’가 가장 규모가 크다. 김건희 씨 팬카페에 비하면 아직 회원 가입 수는 적다. 개설한 지 3주가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다.

 

part3.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미경 교수. (국민의당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미경 교수. (국민의당 제공)

 

잦은 구설수와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김혜경-김건희 씨와 달리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무결점 리스크’가 강점이다. 공개 행보에도 적극적인 것은 물론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는 그야말로 내조의 여왕이다. 2012년 대선,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녹색돌풍, 2017년 대선에 이어 2018년 6월 서울시장 참패와 21대 총선 폭망, 2020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남편인 안 후보의 정치적 풍파를 함께 겪었다.

안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전방적위적으로 뛰고 있다. 대선캠프 주변에서는 외유내강 스타일의 김씨는 안 후보의 든든한 정치적 동지이자 뛰어난 멘토라는 평가까지 내릴 정도다. 조용한 이미지와는 달리 안 후보의 일정, 전략, 메시지에도 적극적인 의견을 내면서 참모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봉사 동아리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녀는 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15년간 병리학 교수이자 전문의로 명성을 얻었다. 나이 마흔엔 의사 가운을 벗어던지고 미국 유학을 결행했다. 2002년 워싱턴주립대 법대에 입학했고, 2005년엔 스탠퍼드 법대 특별 연구원으로 뽑혀 ‘생명과학과 법센터’에서 일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1963년생인 김씨는 천주교인이고 세레명은 ‘테레사’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의대 시절 가톨릭 봉사동아리에서 안 후보를 만나 “철수형”이라고 부르며 도서관에서 만남을 이어가다 1988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전남 순천 출생으로 여수에서 자란 김씨는 현장에서 오히려 안 후보보다 인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씨는 시장 상인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으면 “제가 안철수 부인이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딸 설희 씨의 뛰어난 ‘엄친딸 스펙’도 유명하다. 1989년생인 설희 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화학과 수학을 복수 전공했고 스탠퍼드대에서는 이론 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에는 ‘슈퍼컴퓨터 분야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고든벨 특별상’, 2021년 6월 미국 화학학회에서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시 귀국한 그는 유튜브채널 ‘안철수 소통 라이브’에 출연, “아버지 같은 분들이 더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측면 지원을 하기도 했다.

 

당분간 비공개 활동
 

15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배우자 리스크에 노출된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는 여전히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섣부른 활동 시 여론의 역풍을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설 연휴 기간 ‘과잉의전’ 논란이 대두된 이후 대국민 사과 이외 공개 행보를 멈춘 상황이다.

김혜경 씨의 공식 행보는 지난 2월 1일 이 후보와 함께한 경북 안동행이 마지막이다. 민주당은 당초 공식 선거운동 첫날 광주를 필두로 비공개로 호남 일정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론보도로 김혜경 씨 동선이 노출되자 일정을 백지화했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도 문화·예술·종교부터 공개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인터뷰가 나왔지만 선대본부는 확정된 것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김씨는 지난 2월 1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공개 행보 유무에 “천천히 문화·예술·종교 분야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검토하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다만 김씨는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다”면서 “남편(윤 후보)과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선거 지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배우자에 대한 과도한 팬덤현상
 

대선 후보 배우자에 대한 높은 관심과 팬덤 현상은 이번 대선을 통해 나타난 새로운 이슈다. 과거 대선의 경우 후보자에 관심이 집중된 탓에 선거 과정에서 배우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07년 대선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2012년 대선은 박근혜 후보가 배우자가 없는 탓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어려웠다. 2017년 대선은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탓에 후보들의 배우자를 조명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하지만 후보 배우자와 관련해 단순한 팬심을 넘어선, 근거 없는 비방이나 가짜뉴스도 눈에 띈다. 유례없는 배우자 팬덤 정치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팬심이 과도해진 나머지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후보 배우자를 응원하는 수준을 넘어선 네거티브 경쟁은 가짜뉴스 유통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팬덤정치의 활성화를 반길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 여야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다.
 

글 오수연(자유기고가) |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