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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4.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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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침선장(針線匠)'으로 옛 바느질 솜씨 명맥 잇는 위당(爲堂) 정인보 선생 맏딸 정정완

"손바느질로 정성껏 지은 옷이 최고죠!"

일제하의 역사학자 · 시인 위당 정인보 선생의 맏딸로 때어나 조선조 사대부집안의 바느질솜씨를 잇고 있는 침선장(針線匠) 정정완 할머니(79 · 인간문화재 89호). 

여섯살에 옷을 짓기 시작, 70여 년간 바느질로 살아온 정할머니는 옛여인들의 전통 침선기법을 간직한 유일한 장인이다.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1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1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2
1991년 4월호-우리 시대의 장인2

 

"바느질을 하면서 평생 싫증을 낸 적이 없어요. 기블 때나 슬플 때나 바느질은 제 친구구고 위안거리였지요. 지금도 여전히 그런 기분으로 살고 있어요"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 '침선장(針線匠)'으로 지정된 정정완 할머니는 이 계통 최초의 인간문화재.

1918년 서울 회현동의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집안살림을 두루 익힌 그녀는, 특히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 조선조 후기의 전통 복식 침선기능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정할머니의 바느질 솜씨는 한마디로 '감쪽같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듯싶다. 옷감과 옷의 종류에 따라 바늘과 실을 달리해가며 박음질 · 감침질 · 상침질 · 사뜨기 · 공구르기 · 휘감치기 등을 해 겉으로는 바늘구멍 하나 드러나지 않게 날아갈듯 짓는다. 정할머니가 그저 대충 누덕누덕 버선을 기우는 것 같아도 완성되고나면 겉모양이 말끔하고 신어봐도 전혀 배기지가 않는다고 주변 사람들은 얘기한다.

"요즘의 패션이야 정확하게 몸치수를 재고 본을 떠서 옷을 짓지만, 우리네야 어디 그런가요. 대강 눈대중으로 살펴보고 짓는 거지. 남자옷도 만들곤 하는데 옛날엔 어디 남정네 몸에 손을 댈 수나 있었나···?"

정할머니를 처음 만날 날, 그녀는 경복궁 내에 있는 전통공예관 2층 조용한 방에서 제자들을 모아 놓고 전통 바느질 기법을 강의하고 있었다. 20여명의 제자들 중에는 대학의 가정과 교수들도 있고, 군 장성의 부인도 있었다. 바느질 풍습이 점점 사라져가고 옷이 조금만 낡아도 꿰매입기보다 새옷을 사 입는 시대에, 그 방의 정경은 더없이 그윽하고 운치가 있어 보였다. 

'내딸, 재봉틀 때문에 죽게 됐으니 내다 버려라'

정할머니는 위당(爲堂) 정인보선생의 맏따님이다. 정인보선생 하면 한학계의 태두인 운양 김윤식의 대를 잇는 '국보'로, 일제하의 국문 · 역사학자 겸 시조시인. 한편으로는 논객으로 연희전문 교수와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내면서 일제의 총독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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