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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4.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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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전과 9범 권종수씨와 담당 경찰관 정성진씨 의형제 맺고 사는 사연

"죄씻음은 옥살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행으로 갚아야죠"

열여섯살에 가출해 떠돌다가 배고픔을 못이겨 빵을 훔친 소년, 그때부터 소년원을 드나들기 시작, 12년6개월이나 옥살이를 해야 했던 남자.

그리고 그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검거해 옥살이를 시켰던 경찰관. 마치 한국의 '장발장'을 보는 듯한 스토리의 주인공이 바로 권종수씨(37세)와 정성진 경위(55세)다.

전과 9범의 권종수씨는 마지막 출감 후 지금까지 9년동안 재소자 위문공연을 해오며 지난 죄과를 씻고있고, 그를 잡아넣던 정경위는 형님이 되어 아우를 어두운 세계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다. 

두 남자의 뜨거운 휴먼스토리를 취재했다.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1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1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2
1991년 4월호-휴먼 스토리2

 

춘설(春雪)은 땅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서 녹는다는 말이 있다. 

얼어붙은 겨울 땅에서는 싹이 돋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용서가 없는 삶이란 아무것도 꽃피울수없는 사토(死土), 죽은 땅과 같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유일까.

해마다 봄 · 가을이면 마산 교도소를 찾아 재소자 위문공원을 해온 지 올해로 9년째를 맞는 권종수씨. 빵을 훔친 죄로 12년6개월을 감옥 속에서 보낸 사람. 지금은 모든 악기를 마술사처럼 다루어내는 연주자인 그가 이제는 삶으로부터 진정한 용서를 받고 싶어한다.

용서라는 단어는 지나간 잘못을 단순히 잊고 망각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잘못을 딛고 더욱 새롭게 사랑하라는 뜻이 아닐까.

위문공연 9연째를 맞는다는 것은 권종수씨 그가 출감한 지 꼭 9년째를 맞는다는 말과 같다. 출감후 단 한 해도 재소자 위문을 걸러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죄는 옥살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행으로 씻어야 한다'는 그 자신의 말처럼 과오로 점철된 과거는 선행을 함으로써만이 보상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과 9범이라는 낙인을 갖고 있는 그의 지난 삶은 기묘하게도 외국의 소설 '장발장'과 흡사한 데가 있다. 

빵을 훔쳐 19년이라는 감옥 생활을 하게 되는 소설 속의 사람, 그를 단죄하기 위해 끊임없이 뒤쫓는 형사···.

권종수씨 그에게도 범죄자였을 당시 소설 속에서처럼 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형사가 한사람 있었다. 현재 마단 동부 경찰서에 근무하는 정성진 경위. 그 사람에게 권종수씨는 무려 다섯번이나 범죄현장에서 잡혀 구속이 되곤 하였다.

이제는 형제처럼 정이 들어버린 정경위를 17살에 처음 만났으니까 그와는 20년의 깊고 긴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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