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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떠나며 증권사 수익 '반토막' ... "투심 회복 쉽지 않을 듯"
동학개미 떠나며 증권사 수익 '반토막' ... "투심 회복 쉽지 않을 듯"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4.2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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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잔치'가 끝나면서 동학개미들이 시장을 떠나자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 났다. 금리인상에 힘입어 금융지주들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사이 계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그룹 내 이익기여도도 대폭 낮아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이하 순이익)은 1조4531억원으로 지난해 1조2700억원보다 14.4% 증가했다. 반면 KB증권은 1143억원으로 지난해 222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하나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어났지만 하나금융투자는 1368억원에서 1193억원으로 줄었다. 신한지주도 1분기 순이익이 17.5% 증가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37.8% 감소했다. NH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과 함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그 폭이 각각 1.3%, 60.2%로 차이를 보였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그룹내 이익기여도 역시 큰 폭으로 낮아졌다. KB증권의 1분기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7.87%로 지난해 17.5% 대비 급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이익기여도도 지난해 1분기 14.1%에서 올해 1분기 7.5%로 줄었고 하나금융투자는 16.4%에서 13.2%, NH투자증권은 42.6%에서 17.2%로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은 유래없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그룹내 이익기여도가 카드나 보험 등 기존 쟁쟁한 계열사들을 제치고 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했다. 국내외 금리 상승과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19조7739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3505억원) 대비 40.7% 급감했다. 

실제 주식 거래대금이 줄자 증권사들의 수탁(위탁) 수수료 등 관련 수익도 두드러지게 줄었다.

KB증권의 경우 수탁수수료는 지난해 1분기 2022억원에서 1138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616억원에서 919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하나금융투자의 수탁 관련 수수료는 수익증권과 투자일임·운용, 증권중개수수료를 포함해 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세부 수익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거래대금 감소 등 업황 악화로 인한 이익 감소는 불가피했다"고 했다.

반면 추락한 실적 속에서도 희망은 엿보였다. 투자은행(IB) 수익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일부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KB증권의 1분기 IB 수수료는 1428억원으로 지난해 811억원보다 76% 증가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1분기 367억원에서 올해 957억원으로 160% 성장했다. 하나금융투자의 IB관련 수수료도 인수주선·자문수수료도 611억원으로 43.4%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증권사가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유동성 파티'로 인한 것이라며 올해 코로나19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IB 등에서 뚜렷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증권사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1분기 업황이 악화돼 실적이 실적이 저조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지표 지속 하향, 트레이딩 관련 지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상승 압력 확대 영향으로 둔화됐지만 업황이 하단에 가까워진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비록 주가연계증권(ELS) 지표는 단기적인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나 브로커리지 지표 하락세도 약화했고, 금리 상승에도 회사들의 듀레이션(투자금 회수기간) 관리를 통해 트레이딩 손익은 방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자본시장에서 새롭게 부각된 금융상품인 공모주 투자는 상장 초기 버블의 학습효과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논란 등으로 그 열기가 과거 같지 않고, 해외주식 투자는 증권사간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회수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엔 요원하다"고 밝혔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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