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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에 외환시장 '사면초가' ... 1300원선 위협 경고
널뛰는 환율에 외환시장 '사면초가' ... 1300원선 위협 경고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4.2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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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환시장)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코로나19 이후(2020년3월) 처음으로 1250원을 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해 중국의 대도시 봉쇄 조치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소가 부재한 상황에서 환율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라면 1300원선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0.9원 오르며 125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251.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마감 환율이 1250원을 넘은 건 2020년 3월23일(1266.5원) 이후 2년1개월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최근 8거래일 중 단 하루(20일, -0.8원)를 제외하고 7거래일 내내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 폭은 26.8원에 달한다. 이달에만 38원 넘게 올랐다.

미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5월 0.5%포인트 인상(빅스텝)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6월 0.75%포인트 추가 인상(자이언트스텝)까지 예상한다. 미국 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의 경제 상황도 원화 약세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금융 허브인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고 수도 베이징도 부분 봉쇄했다. 이달 초 해제될 예정이었던 도시 봉쇄 조치가 되레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지며 원화와 동조된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위안·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681위안 오른 6.5590위안으로 마감했다. 현지 정부는 이날 환율 방어를 위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을 기존 9%에서 8%로 인하했지만 환율 하락을 막지 못한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중국 불안이 국내 경기로 일부 전이되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 급락 여파로 원-위안 간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이 지속되며 정부의 조치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과 수급 주체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오름세를 막지 못했다.

박 전문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 리스크에 동시에 직면한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간 내 진정될 가능성을 낮게 본다. 원화 강세를 이끌 만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되레 부각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장 전망대로 5월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6월 0.75%포인트를 올릴 경우 1.75%를 기록한다. 한국의 기준금리(1.5%)를 역전하며 자본 유출이 불가피해진다.

신승연 우리은행 연구원은 "5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자본시장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베팅을 지속하는 가운데 강달러 압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화 강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상황과 수급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의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가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1250원을 상회하면 1300원까지 고점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당시 1296원까지 올랐었는데, 당시와 비교했을 때 펀더멘털이 더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1300원도 뚫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현재 환율은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부분이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좀 오른다고 해도 추세적으로 오르기보다는 긴축을 미리 반영하는 의미에서 단기적으로 오르다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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