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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부산 현지 긴급 인터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부산 현지 긴급 인터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5.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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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어린 아들마저 불행해질까 두려움에 떠는 어느 여인의 눈물 항변

"AIDS 남편 묵인해준 정부 어떻게 하오리까"

①최근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에 감염된 선원이 결혼해 아기까지 낳아 충격을 준 데 이어 2명의 남녀 AIDS 감염자가 결혼할 계획으로 알려져 부산시 보건 관계자들이 결혼상대방에게 감염 사실을 고지할지 안할지에 고심중

②결혼해 아들까지 낳아 국가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 배상금 청구 소송을 낸 비극의 여인 단독 인터뷰

1991년 4월호-부산현지 긴급 인터뷰1
1991년 4월호-부산현지 긴급 인터뷰1
1991년 4월호-부산현지 긴급 인터뷰2
1991년 4월호-부산현지 긴급 인터뷰2

 

Part①

보사부 유권해석 에이즈감염 사실 통보해야

현대의 흑사병이자 인류최악의 질병으로 불리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이 이제 강건너 불이 아닌 내 발등에 떨어지고 있다. 

지난3월, 자신의 남편이 AIDS 보균자인 것을 모르고 결혼해 아들까지 낳아 국가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비극의 주인공이 된 이희정씨.

필자는 몇차례의 숨바꼭질 끝에 겨우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수십 번에 걸친 인터뷰 요청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자신이 이번 소송 의뢰를 한 장문호 변호사(49)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터뷰가 간신히 이루어진 것.

현재 남편 문희근씨(가명 · 32)의 AIDS 감염 사실 확인 결과로 상상할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자리에서 이씨는 그동안의 고통스럽고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악몽을 천천히 토로했다. 

"처음 의심을 가졌던 것은 남편의 행동에서였습니다. 여자의 직감이라고나 할까요. 그와 결혼을 하고 지금의 아이를 가진 지 두 달이 지났을까 싶습니다. 남편은 다짜고짜 아이를 지우라는 것이었지요. 이유는 묻지말고, 우리 형편에 아직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우리둘 사이에 아이 하나 낳는다고 별 경제적 타격을 받는다고 저는 생각할 수도 없었지요. 그러던 중 보건소에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요구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혈액 검사이거니 생각했죠. 그런데 혈액검사를 3개월마다 요구해와 이상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인터뷰 도중에 때론 흥분된 목소리로, 때론 울음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평생 믿고 살붙이며 살아야 할 남편의 병이 다름아닌 AIDS라니.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남편의 파렴치한 행위에 그녀는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속고 산 2년의 세월이 악몽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그 더럽고 추잡한 병에 걸린 사람이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결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아이까지 낳아 또 하나의 비극을 잉태할 줄이야. 치가 떨립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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