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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아기엄마-유튜버-작가, 이도원 ‘육아·공부·직장에 지친 이들에게’
의대생-아기엄마-유튜버-작가, 이도원 ‘육아·공부·직장에 지친 이들에게’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2.05.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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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4역의 치열한 삶, 타인에게 위로가 되다 
의대생-아기엄마-유튜버-작가, 이도원 꿈과 도전

 


유튜브 첫 영상 올리자마자 관심 폭발. 첫 영상 조회수 2주 만에 300만뷰. 단숨에 구독자 10만 명에 이어 현재 영상 열 개 남짓에 구독자 13만 명 이상. 의대생, 아기엄마, 유튜버, 작가 이도원. 그 중 한 가지를 잘해내기도 힘든데 그녀는 1인 4역을 오롯이 해내며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20대에 대학만 세 곳을 다니며 의사의 꿈을 키워온 그녀,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이도원의 스토리가 꿈을 접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고 있다.     


내신 3등급 평범한 학생, 의대생이 되다

미스 월드코리아 수상, 대기업 입사, 의대 합격. 남들이 보면 탄탄대로를 걸어 왔을 것 같지만 이도원 씨는 실은 열등감에 시달리던 평범한 인물이었다. 그녀는 어릴 적 학생운동을 하다 눈을 다친 아빠를 보며 의사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평균 3등급이라는 내신 성적에 머물러 있어 의대를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동국대 생물학과에 12학번으로 입학하고 편입을 통해 연세대 생화학과에 13학번으로 들어갔다. 졸업 후에는 여기저기 회사에 원서도 넣어 보고 아나운서 직에도 도전했지만 그 길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해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가슴 속 깊은 속에서 의사라는 꿈이 여전히 살아 꿈틀대며 직장생활에 회의가 일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접을 수가 없었어요. 길을 걷다가도 병원간판만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안 되겠다 더 늦기 전에 다시 도전하자 싶어 인턴을 끝내고 정식 직원이 되자마자 사직서를 냈습니다.”     

퇴사 후 4개월 동안 죽기 살기로 공부한 그녀는 마침내 인하대 의학과 16학번으로 입학,  마침내 그렇게 간절히 꿈꾸었던 의대생이 되었다.  
 

하루하루가 고단한 의대생 아기엄마

하지만 의대생이 되고 보니 더 큰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보다 더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는 의대생들이 모여 있으니 뒤늦은 나이에 그들과 경쟁하며 어려운 의학공부를 따라가기가 벅찼다. 그런 와중에 같은 의대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출산해 20대에 아기엄마가 됐다. 그 후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며 새벽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생활이 몇 년 간 반복됐다. 힘든 공부와 병원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 다시 육아를 하러 집으로 출근하는 일상이었다. 그녀에게 공부와 육아 중 어떤 것이 더 힘들었냐고 물으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육아’라고 답했다. 

“아기가 신생아일 때 복학을 했어요. 그래서 힘든 점이 많았는데 그 중 가장 힘든 것은 시간만 되면 젖이 도는 거예요. 동기, 후배들에게 나 애 낳고 왔다 얘기도 못했는데 옷이 젖으니 점심시간만 되면 몰래 화장실 가서 젖을 짜서 버리고 젖은 옷을 가방에 쑤셔 넣곤 했어요. 제 몸에서는 아기가 저를 원한다고 외치는 것 같은데 저는 학교에 묶여 있으니 아기에게 달려갈 수도 없고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녀는 병원 실습동기생들이 모두 퇴근한 후에도 혼자만의 공부 시간을 내야 했다. 귀가하면 아무래도 육아 때문에 공부를 못하니까 최대한 부족한 공부를 채우기 위해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몸부림치듯 시작한 유튜브, 첫 영상부터 폭발적 반응

공부하랴 아기 키우랴 남편이랑 번갈아가며 하루씩 잠을 자며 버텼다.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막막했고 고충을 나눌 사람이 없어 외로웠다.
“이대로 살면 제가 큰일 날 것 같은 거예요 억눌렀던 우울함과 답답한 감정들이 터져버리면서 생활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어딘가에라도 털어놔야 될 것 같아서 선택한 것이 유튜브였어요.”

그렇게 절박한 심정에서 탈출구를 찾고자 시작한 유튜브였는데 첫 영상을 올리자마자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누구라도 제 얘기 좀 들어달라고 몸부림을 친 건데 저처럼 불안하고 힘든 사람들이 대답을 보내온 것 같아요. 300만 뷰는 그런 사람들이 공감을 하며 답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생각 못한 300만 뷰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상황과 사정들로 꿈을 접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육아에 지친 아기 엄마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해준 것이다. 또한 그녀의 이같은 생활이 모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게 가능해’라는 놀라움으로 그녀에게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 왔다. 

“이렇게 저를 응원해주는 이유는 첫째 부모 된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리 의대생이고 할 것이 많지만 애를 내팽개치고 내 할일만 할 수 없는 현실을 아는 자식 둔 부모들의 마음이 먼저 알아봐준 것 같아요. 그리고 저처럼 한 번에 안 되고 몇 번을 해도 안 된다 하는 수험생들, 또 과거부터 이 길이 아닌데 하면서 그 일을 지속해 온 직장인들. 그렇게 다들 힘든 사람들이 공감해 준 것 같아요.”  

 

이도원 작가는 “이렇게 저를 응원해주는 이유는 첫째 부모 된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리 의대생이고 할 것이 많지만 애를 내팽개치고 내 할일만 할 수 없는 현실을 아는 자식 둔 부모들의 마음이 먼저 알아봐준 것 같아요. 그리고 저처럼 한 번에 안 되고 몇 번을 해도 안 된다 하는 수험생들, 또 과거부터 이 길이 아닌데 하면서 그 일을 지속해 온 직장인들. 그렇게 다들 힘든 사람들이 공감해 준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이도원 작가는 “이렇게 저를 응원해주는 이유는 첫째 부모 된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리 의대생이고 할 것이 많지만 애를 내팽개치고 내 할일만 할 수 없는 현실을 아는 자식 둔 부모들의 마음이 먼저 알아봐준 것 같아요. 그리고 저처럼 한 번에 안 되고 몇 번을 해도 안 된다 하는 수험생들, 또 과거부터 이 길이 아닌데 하면서 그 일을 지속해 온 직장인들. 그렇게 다들 힘든 사람들이 공감해 준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꿈을 이루는 주문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얼마 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출간했다. 책에는 자신이 시행착오를 겪고 터득한 목표달성 노하우와 자신만의 공부법, 공부맘으로 사는 동안 현재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쓰는 법, 남의 시선이나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는 마음챙김,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지는 실천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책을 내게 된 이유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유튜브 댓글로만 소통하기엔 아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책을 내고 나서 기다려주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많은 분들이 고민을 들려주실 때 유튜브로는 단편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어요. 저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려주면 이 분들에게 제대로 된 위로 한번 건네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죠. 그래서 ‘제 이야기를 한번 쭉 해볼게요’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어요. 어딘가에서 위로와 용기를 받고 싶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집어 들었고 읽고 나서 피드백을 주시는 것 같아요.” 

그녀의 책의 뒷부분에는 ‘나 상상 프로젝트 100인의 목표’라는 제목으로 구독자 100명의 꿈을 적어 놓은 부분이 있다. 그녀는 자신의 꿈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꿈도 응원하고 함께 키워가겠다는 마음으로 새해 벽두에 유튜브 구독자에게 꿈을 적어달라고 요청하고, 앞으로 그것을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중 100인의 꿈을 이번에 출간한 책에 기록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저도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는데 한 번도 제대로 된 응원이나 의견을 가족들 말고는 받아 본 적이 없었어요. ‘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스스로 다짐도 하지만, 이 말을 남한테 들어야 더 확실해지고 인정받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러면 더 힘내서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저한테는 왜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가족 말고 없었을까 싶더군요. 그래서 제가 ‘당신의 목표가 뭐예요? 제가 응원해줄게요’라는 마음으로 구독자 응원을 시작했어요.”

자신의 꿈뿐만 아니라 자신을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들의 꿈을 함께 지지하고 키워 가면서 지금 그녀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느끼고 있다. 
해 뜨면 의대생, 노을 지면 엄마, 달빛이 내리면 작가, 유튜버. 1인 4역을 하고 있는 그녀가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잠을 적게 자는 것 자체는 힘들지만 유튜브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은 힘들지 않아요. 너무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몸이 힘든 것도 잊어버리고 열중하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크고 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이야기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힘을 드리고 응원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이유와 명분이 생기니까 힘든 걸 모르겠어요.” 
 

꿈을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의사의 꿈을 포기 없이 키워 온 이도원씨. 그녀는 현재 의학과 4학년으로 의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는 의대생인 만큼 우선 무사히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저의 이익보다 환자를 위한 선택을 주저 없이 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제 일을 나인 투 식스의 단순히 직장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말 업으로 삼아서 환자의 인생에서 제가 일부를 결정해주고 책임감을 가지고 제 진심을 아는 환자들이랑 같이 평생을 걸어 나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환자에게 다가가는 진정성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앞으로 더 큰 꿈이 있다고 살짝 털어놓았다.  
“미혼모학교를 세우고 싶어요. 제가 미혼모의 삶을 감히 상상할 순 없지만 저도 아기를 가지고 학교를 떠나야 하는 낭떠러지에 있는 느낌을 한번 느껴 봤거든요. 그래서 ‘이 아이들이 까딱하면 밖으로 나가겠구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아이들이 학교라는 곳을 벗어나지 않고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그녀는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진심이 담긴 응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취재 김은정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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