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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단순파업' 행위 업무방해죄로 처벌 합헌"
헌재 "'단순파업' 행위 업무방해죄로 처벌 합헌"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5.26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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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파업' 행위에 대해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현대차 전주공장 협렵업체의 비정규직 노조간부들이 형법 제314조 제1항(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대5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일부 위헌 의견이 5명으로 더 많았지만 위헌결정의 필요한 정족수는 6명이기 때문에 합헌 결정에 이르게 됐다.

합헌 의견을 낸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직업의 자유나 경제활동의 자유 및 거래질서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일부위헌 의견을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적극적 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근로자들로서는 단순히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형태의 쟁의행위인 단순파업을 하는 경우에도 항상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이는 그 자체로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사처벌 외에도 정당성을 결여한 단순파업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음에도 단순파업 그 자체에 대해 형법상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는 통보를 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이에 2012년 2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314조 제1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같은해 3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뒤 10여년간 심리를 진행해왔다. 그 사이 노조 간부들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노조간부들의 재판이 진행되던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선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판례를 내놓았는데 이 판례가 노조간부들의 판결에도 적용이 됐다.

종전 판례는 폭력이 동반되지 않는 단순파업도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 예외 없이 업무방해죄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1년 3월 판결에서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전격성)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만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박시환 대법관 등 5인의 대법관은 "근로자들의 단순한 근로제공 거부는 그것이 비록 집단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업무수행에 대한 적극적인 방해행위와 동등하다고 할 수 없다"며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에 노조간부들도 이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반대의견과 같은 취지로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재판부 회부 이후 수년간 결론이 나지 않으며 잊혔던 이 사건은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 중 헌재가 이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을 우려해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정보를 보고하도록 하고 대응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포함되면서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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