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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시공사업단, 서울시 중재안 거부 ... 조합원 1인당 2.7억원 손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서울시 중재안 거부 ... 조합원 1인당 2.7억원 손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6.06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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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공사가 중단된 채 한산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모습. 2022.6.5
5일 공사가 중단된 채 한산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모습. 2022.6.5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관련 서울시의 중재안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조합은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지만, 시공사업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태 중재안을 조합과 시공사업단에 전달했다. 이번 중재안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자 서울시가 마련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공사비 증액 계약 등을 두고 갈등이 심화, 지난 4월15일부로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는 중재안을 통해 △2020년 6월25일 변경계약'의 유·무효에 대해 더 논하지 않을 것 △변경계약에 따라 공사비 3조2000억원 대해 기존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에 재검증 신청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계약을 변경할 것 △마감재 고급화, 도급제 변경 등은 시공사업단과 조합이 협의해 수용할 것 등을 제안했다.

조합은 시의 중재안 내용 대부분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사실상 수용을 거부했다.

사업단은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으로 구성된 '정상화위원회'와 만나 중재안과 관련해 "조합 집행부와 자문위원들, 현재까지 과정을 봤을 때 중재안 내용대로 선 '공사재개', 후 '조치이행'은 불가하다"며 "공사 재개 전 모든 사항이 결정돼야 하며 공사재개 후 분쟁 없이 공사에만 전념할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 중재도 공사 재개는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가운데 시공사업단은 7일부터 타워크레인 철거를 계획 중이다. 타워크레인 철거가 현실화하면 공사 중단 기간은 상당히 길어질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타워크레인 철수 후 재개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가 외부 건축사무소를 통해 시뮬레이션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 중단이 6개월 지속할 경우 추정 손실액은 1조6000억원이다. 조합원 1인당 약 2억7000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8월 조합 사업비 대출 만기도 도래한다. 조합은 지난 2017년 시공사업단 연대 보증을 통해 사업비 7000억원을 대출했다. 대출 연장이 되지 않고, 조합이 사업비 대출을 갚지 못하면 시공사업단은 변제 후 조합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둔촌주공이 '제2의 트리마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성수동 트리마제는 2006년 성수1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한 사업이다. 사업 과정에서 시공사와 조합원 간 추가 분담금 갈등이 발생했다.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은 보증금액 3600억원을 상환하고, 경매에 부쳐진 사업을 인수했다. 돈을 못 갚은 조합원은 집을 빼앗겼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 시공사업단과 현 조합 집행부의 갈등이 깊어 집행부 교체가 아니고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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