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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픈 엄마 위해 농사 짓는 두 형제 이야기
[동행] 아픈 엄마 위해 농사 짓는 두 형제 이야기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7.0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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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65화에서는 ’농부 형제의 여름 전쟁‘ 편이 방송된다.

 

√ 농부 형제의 여름

등교할 수 있는 시내버스는 한 대밖에 없고, 하교를 할 수 있는 버스도 두 대뿐인 제천의 한 산골 마을. 학교를 마치면 집으로 달려와 가방을 내팽개치고 일복으로 갈아입는 형제가 있다. 분홍 선캡과 밀리터리 작업 모자를 아무렇게나 나눠 쓰고 향하는 곳은 집에서도 좀 걸어 나와야 하는 임대 밭. 고추며 옥수수 등이 심겨 있는 800평 밭에서 형제는 봄부터 바쁘게 일해 왔다. 또래 친구들이 시원한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땡볕 아래에서 풀을 뜯고, 약을 치고, 물을 댔다는 요한이(17세)와 요셉이(15세).

근처 냇가에서 열심히 물을 길어다 밭에 댄 덕에 모두가 가뭄으로 고생할 때도 형제의 밭만큼은 푸르렀다. 반복되는 소나기와 불볕더위가 반복되는 요즘도 방과 후면 늘 밭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제. 학교 수업 때문에 농사일이 늦어져 마음이 조급하지만, 엄마는 밭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한다. 사실 형제가 농사에 목숨을 매는 이유는 엄마 때문이다.
 

√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빠와 늘 미안한 엄마

첫째 요한이를 낳고, 산후 폐렴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꽃솔(44세) 씨. 둘째 요셉이를 낳고 심장판막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았고 심장판막 성형술을 했다. 수술 후 무리하면 안 된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약초 공장에 다니던 꽃솔 씨. 결국, 심장판막에 다시 문제가 발생했고 인공판막 수술까지 하게 됐다. 두 번의 수술로 인해 체력도 떨어졌지만 인공 판막 주위에 혈전이 생기면 뇌졸중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형제는 엄마를 위해 힘든 농사일을 맡아왔다는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아빠 지병준(55세) 씨도 마찬가지다. 겨울에만 잠깐씩 하던 시멘트회사 일을 올해 봄부터 정기적으로 하게 됐지만, 병준 씨는 그동안 해왔던 고물 파는 일을 놓지 않았다. 적은 월급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려울뿐더러 아내의 수술비로 진 빚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병준 씨 또한 뇌에 물이 고여 자칫하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픈 아내와 부모를 대신해 밭일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가 없다.
 

√ 매년 찾아오는 농사와의 전쟁

공부에 뜻이 있어 제천의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한 요한이는 두 달 전, 기숙사 생활을 청산하고 통학을 시작했다. 기숙사비가 비쌀뿐더러 동생이 혼자 농사를 돕기엔 일손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교 후에는 고추밭에서 일하고, 밤늦게야 공부를 시작하는 요한이. 밤을 새우며 공부하는 형을 대신해 동생 요셉이는 일찍 일어나 새벽일을 자처한다. 덕분에 요한이는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데..

일하는 스타일도 다르고, 함께 있으면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고 챙기는 형제. 힘을 합쳐 농사를 짓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농사일이다. 특히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태산. 끝을 모르고 자라는 잡초를 뜯고, 탄저병 예방을 위해 비닐도 깔아야 하고, 약도 쳐야 하는데 시간은 한없이 부족하고 본격적인 장마는 가까워져 온다. 과연 형제는 농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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