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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해외기업 인수전 … 자금력으로 인력·기술·노하우 등 확보
K-바이오, 해외기업 인수전 … 자금력으로 인력·기술·노하우 등 확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7.14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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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현금을 확보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로 위축된 바이오 투자상황을 오히려 알짜 기업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에서는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벤처가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추가 임상 개발 자금과 운영비 수혈이 어려워진 것이다.

국내 한 VC 관계자는 "유럽 소재 바이오벤처의 인수 단가가 예전보다 더 내려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 안 좋아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쉽게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없어 우리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제약·바이오들은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해외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해외 기업 인수나 투자는 해외 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인력, 기술 노하우 등을 흡수할 수 있는 만큼 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급성장한 국내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달 8일 미국의 체외진단 기업인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세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지분 100%를 확보하면 현지에서 진단키트를 생산해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메리디안은 1976년 설립된 회사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인허가 경험이 풍부하다. 이러한 경험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북미 진출 속도를 높여준다.

국산 백신 1호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국내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해외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 성장을 위해 차세대 치료방법으로 주목받는 유전자세포치료제(CGT) 관련 생산업체 인수도 고려 중이다.

올 1분기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현금은 약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이끌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 중 경쟁력 있는 인수 대상을 추리는 중이다.

국내 중견 제약기업인 JW그룹도 해외 투자를 모색한다. JW그룹은 이달 미국의 VC 아치으로부터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JW바이오사이언스 등과 연계할 수 있는 해외 유망 바이오텍 정보를 제공받기로 했다.

JW중외제약은 이를 활용해 자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확보할 계획이다. JW의 자체 R&D 플랫폼 'JWELRY, CLOVER'과 유망 바이오기업의 R&D 플랫폼을 결합하면 차세대 혁신 신약물질 상업화에 도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의약 선진시장 진출에 있다"며 "회사 경쟁력을 크게 키우기 위해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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