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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금리 줄줄이 상승곡선 ... 신용대출 금리 가파른 상승세
은행권 대출금리 줄줄이 상승곡선 ... 신용대출 금리 가파른 상승세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7.14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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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긴축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금리가 줄줄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신용대출 금리가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신용대출의 경우 은행채 단기물 금리에 주로 연동되는데 경기 침체 우려로 단기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고금리가 연내 7%에 가까워질 것이라 보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신용자(내부 1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9~5.47%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인상했던 5월 26일 대비 상단 금리가 0.84%p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첫 빅스텝에 이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고 연 3%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는 준거금리인 시장금리(금융채)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한다.

특히 경기 침체 우려감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는 점이 신용대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리스크가 커 높은 금리가 매겨지는데,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시장에 확산하면 단기 자금도 떼먹힐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 채권의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다. 경기 침체 우려가 매우 커지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앞지르기도 하는데 이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라고 한다. 은행권 신용대출에 주로 사용되는 준거금리는 단기물인 금융채 1년물이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선 장·단기 금리 역전의 '전조'가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금융채 1년물의 금리는 연 3.61%, 장기물인 금융채 5년물의 금리는 3.64%로 두 채권의 금리차는 0.03%p로 나타났다. 연초인 1월 3일 0.62%p와 비교하면 매우 좁혀졌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이미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상황을 좀 더 봐야겠지만 한국도 장·단기 금리 역전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며 "금리인상 기대감에 따른 금리 상승 동력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현재 5% 중반인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연내 7%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는 9%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모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 13일 내부 4등급 기준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연 6.10%로 나타났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꺾일 가능성이 있다.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업계는 장기물의 금리가 크게 높아진 만큼 다시 매수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채 5년물 금리는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직후 연 4.147%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13일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은행권이 주택대출 위주로 대출자의 금리 경감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점도 주담대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근거로 꼽힌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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