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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원·하청 직원 70~80% 주말·휴가도 반납 ... 납기율 100% 의지 보여
대우조선 원·하청 직원 70~80% 주말·휴가도 반납 ... 납기율 100% 의지 보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7.2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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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해상크레인이 대형블록을 도크 내로 옮기는 선박 재배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6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해상크레인이 대형블록을 도크 내로 옮기는 선박 재배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으로 5주간 투쟁과 비난으로 얼룩졌던 대우조선해양의 1도크(선박 건조 공간)가 다시 기대와 희망으로 채워졌다.

26일 오전 우리나라 조선사 빅3 중 한곳인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이곳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서 불법 점거농성을 동반한 파업을 펼치던 곳이다. 파업은 지난 6월2일부터 시작해 같은달 18일부터는 도크에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작업이 중단됐다.

파업 51일째인 이달 22일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그간 밀린 공정을 처리하기 위해 대우 원·하청 직원들은 약 70~80% 정도가 주말·휴가도 반납하고 출근하고 있다.

지난 23일 1도크에서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을 진수해 도크 밖으로 빼냈다. 이후 발전기 등 각종 장비들을 가동하는 안벽시운전 중에 있다. 다음으로 해상시운전과 시운전 과정에서 발견된 미완료 작업 및 문제점 등 잔여작업을 완료하면 배는 선주사에 인도된다.

인도예정일은 11월말이다. 거통고하청지회의 불법 점거 농성으로 공정이 5주간 밀려 선주사에 지체보상금을 물어줄 것이 우려되지만, 납기 준수율 100%를 자랑하는 대우조선은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자세로 이번 사태를 극복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대우조선은 통상 선박 목표 인도일을 한 달 정도 일찍 계획해 제작 일정을 짠다. 게다가 최대 40일간 선박 인도 유예기간을 둔 터라 선주사와 의견 조율이 된다면 큰 무리 없이 선박을 납기일에 맞춰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도크 현장에서 만난 사내 협력사 직원 50대 A씨는 “지금 사태가 심각한데, 비상이 걸렸으니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지 못하더라도 일 해야지요. 원청이 있어야 협력사도 살죠”라고 말했다.

1도크 내 선박 3척은 이미 진수작업을 마쳤으며, 물을 빼고 현재는 블록작업 중에 있다. 보통 9~12개의 대형 블록을 이어 붙여 선박 1척을 완성한다. 도크에 13m의 물을 채우는데만 5시간, 빼는데만 8~12시간이 걸린다.

탑재취부 파트에서 근무한다는 협력사 직원 40대 B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하청지회 파업의 결과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단가(임금)가 올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작업자 호스를 자른다든지,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욕하고 하는 등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거통고하청지회 소속 사내 협력사 직원들도 대부분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직원들은 식당으로 우르르 몰렸다. 다들 더운 날씨에 얼음물을 하나씩 쥐고 있었으며, 햇볕을 피해 철판 그늘 아래서 쉬고 있는 직원들도 있었다.

대우조선은 오전 8시쯤 출근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인데,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30분, 32도 이상이면 1시간의 휴식 시간을 더 준다. 이날 거제의 낮 최고기온(오후 1시 기준)은 30도에 달했다.

그늘에서 누워 쉬고 있던 협력사 직원 C씨는 “덥다고 안할 겁니까, 할 건 해야지요. (공정이)많이 밀렸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최대 900톤을 들 수 있는 골리앗 크레인도 바삐 움직였으며, 3600톤을 옮길 수 있는 해상크레인도 다음 작업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대우조선 현장은 지난주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투쟁”이라는 소리는 사라지고 ‘깡깡’ 쇠 부딪히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렸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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