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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손자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은 아픈 할아버지
[동행] 손자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은 아픈 할아버지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8.0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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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
[동행]‘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

오늘(6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69화에서는 ’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 편이 방송된다.

 

√ 할아버지를 위한 용화의 여름방학

광주광역시의 작은 임대아파트. 이곳엔 누구보다 알차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열세 살 소년이 있다. 또래 친구들은 학원에 가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며 여유로운 방학을 보낼 때, 산에 가서 물을 떠 오고, 땡볕에서 옥수수를 따고, 할아버지 식사를 챙기는 등 바쁘게 방학을 보내는 용화. 용화의 방학 생활 계획표는 할아버지를 위한 일들로 가득하다. 용화가 할아버지를 위한 방학을 보내기 시작한 건 4년 전, 함께 사는 유일한 가족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부터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걷는 것조차 힘들고 당뇨로 눈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할아버지. 용화는 아픈 할아버지를 위해 심부름과 집안일을 도우며 할아버지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무더운 여름은 싫지만, 여름방학엔 할아버지를 더 오래 챙겨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용화. 이번 방학엔 용화가 할아버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
 

[동행]‘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


√ 손자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민기(63세) 씨가 용화를 품에 안은 건 용화가 태어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서였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집을 나간 용화 엄마와 돈 벌어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난 아들을 대신해 젖도 안 뗀 용화를 키웠던 할아버지. 아내와 함께 키울 땐 그나마 좋은 시절이었다. 용화가 세 살 무렵 아내가 갑작스레 뇌출혈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민기 씬 지금껏 용화를 홀로 책임져왔다. 아내의 병원비와 어린 손자를 키우기 위해 식당 주방 일을 했던 민기 씨.

4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나서도 트럭으로 폐지 줍는 일을 하며 악착스레 살았지만, 아픈 와중에 했던 고된 일은 오히려 민기 씨의 건강을 더 악화시켰다. 올해부턴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왼쪽 시력까지 잃게 됐다는데... 늙고 병든 몸이지만 성장해 가는 손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할아버지. 할아버진 용화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다.
 

[동행]‘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


√ 행복을 꿈꾸는 옥수수 소년과 할아버지

용화가 방학하면서 할아버진 옥수수를 삶아 팔 수 있게 됐다. 시력 때문에 운전을 못 하게 되면서부터 마음먹었던 일. 하지만 용화의 도움을 받아야 짐을 나를 수 있어 용화의 여름방학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옥수수 찌는 것부터 포장하는 것, 옮기는 것까지 할아버지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손자를 보며 미안한 마음뿐이라는 할아버지. 방학임에도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놀러 가긴커녕 앞장서서 할아버지를 돕는 용화가 늘 마음에 걸린다는데...

정작 용화의 관심은 딴 데 있다. 낡고 구멍 난 할아버지의 민소매 속옷이다. 오래된 옷이 몸에 닳아 편하고 좋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열세 살 용화는 아직 이해할 수가 없다. 뭐든 닳아 없어질 때까지 아끼고 버리지 않는 고집쟁이 할아버지. 하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용화는 가장 행복하고 그 행복을 위해 용기를 낸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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