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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임실 산골마을 할머니의 손녀를 위한 꿈
[동행] 임실 산골마을 할머니의 손녀를 위한 꿈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8.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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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방학숙제’
[동행] 임실 산골마을 할머니의 손녀를 위한 꿈


오늘(13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70화에서는 ’할머니의 방학숙제‘ 편이 방송된다.

 

√ 할머니와 은경이의 방학 숙제

전라북도 임실의 산골 마을. 손녀의 방학만 되면 여든이 넘은 덕순 할머니(82)에게도 숙제가 시작된다. 바로 손녀의 자립을 위한 인생 수업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열여덟 살 손녀 은경이. 이제 슬슬 홀로 설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줘야 하다 보니, 할머니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경이가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건 다섯 살 무렵. 또래들보다 발달이 느리던 은경이는 할머니의 계속된 가르침 덕분에 기본적인 일상생활들은 가능해졌지만, 계산이나, 상황 대처 등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는 아직도 많은 연습들이 필요하다.

글을 읽고 쓰지 못해 손녀에게 공부를 알려줄 수는 없지만, 요리며, 빨래, 장보기 등 혼자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만큼은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들여서라도 알려주고 싶은 할머니. 이번 방학에도 할머니와 은경이만의 방학 숙제가 시작됐다.
 

[동행] 임실 산골마을 할머니의 손녀를 위한 꿈


√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할머니와 은경이

요즘 같은 장마철만 되면 할머니는 유독 먼저 떠나보낸 은경이의 아빠 생각이 많이 난다. 2년 전, 비가 많이 오던 이맘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 은경이가 두 돌도 되기 전, 며느리가 집을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온 세 식구였다. 한순간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내고, 허망함에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었지만 은경이를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도 없었다는 할머니.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더욱 정신을 차려야 했다. 사실 아빠가 떠나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건 은경이도 마찬가지. 지금도 아빠에 이어 할머니마저 떠나면 어쩌나 할머니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엔 덜컥 겁부터 난다는데. 할머니가 힘들까 서툰 솜씨로 할머니를 도와 밥상을 차리고, 밭일을 거드는 은경이. 그렇게 은경이와 할머니는 같은 슬픔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유일한 보호자이자,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동행] 임실 산골마을 할머니의 손녀를 위한 꿈

√ 손녀를 위한 할머니의 꿈

90도 가까이 굽은 허리에, 고된 세월에 퉁퉁 부은 손과 다리. 몇 년 전, 양쪽 무릎은 관절 수술을 한데다 혈압에 당뇨까지. 몸 곳곳 성한 곳이 없어 오래 걷는 것도 힘든 상황에도 할머니는 매일 같이 밭일에 나선다. 콩이며, 들깨며 작게나마 농사를 지어 알음알음 파는 수익이 전부인 형편. 농약 통도 짊어지지 못해 매일 같이 손으로 잡초를 제거하면서도 힘든 농사일을 그만둘 수 없는 건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고3이 되는 은경이. 할머니에겐 은경이를 대학에 보내는 게 마지막 숙제이자 가장 큰 바람이다.

생전에도 은경이만큼은 꼭 대학에 보내고 싶다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아들. 그런 아들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은경이가 대학을 나오면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혼자서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할머니의 마음 또한 담겨있다. 때문에 빠듯한 형편에도 아끼고 아껴 매달 5만 원씩을 저축한다는 할머니. 이제 아들의 꿈과 손녀의 미래는 할머니의 꿈이 됐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할머니는 은경이를 위해 하나라도 더 남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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