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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 … 금융당국 "은행권 금리경쟁 촉진"
오늘부터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 … 금융당국 "은행권 금리경쟁 촉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8.2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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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수신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가 22일을 시작으로 매달 공개된다. 은행들은 매달 취급한 대출과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도 공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핵심 수익성 지표'가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다.

정부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통해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막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수신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금리 경쟁'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은 사실상 '정부의 시장 가격 개입'이라며 불만이 가득한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22일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7월 예대금리차'를 공개한다. 금융당국이 지난 7월 발표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조치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권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예대금리차란 은행들이 취급한 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와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를 뺀 값을 말한다.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은행들의 '원가'인 셈이다.

은행들은 매달 취급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같은 기간 취급된 정기 예·적금과 시장형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 차이를 공시한다.

특히 금융소비자가 본인의 신용 점수에 맞는 금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사(CB)의 개인신용점수별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할 예정이다. 신용점수를 600점부터 1000점까지 50점 단위로 구간을 나눠 각 구간에서 취급된 대출·예금 상품의 금리차를 공개하는 식이다.

앞으로 은행들은 매달 취급된 수신 상품의 금리도 공개한다. 이전까지 은행들은 개별 상품의 기본 금리, 최고 우대금리 등 금리 정보만 공시해왔다. 앞으로는 전월 평균 취급 금리까지 공시된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과 금융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핵심 마진 요인이 공개되는 만큼 '과도한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은행들이 수신 금리는 인상하고 대출 금리는 내리는 '금리 경쟁'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예·적금 등 수신 상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한S드림 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등 예금상품의 금리를 0.4~0.6%포인트(p) 올렸다. KB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5%p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0.1~0.15%p 올리고 우리은행은 'WON플러스 예금'에 특별 우대금리 0.30%p를 적용했다.

반면 은행권에선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시장 가격'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라는 것이다. 또 대출 금리는 차주의 개인신용점수와 더불어 내부 거래 실적까지 보는 '자체 신용평가'를 통해 산정되는 만큼, 신용점수별 예대금리차 공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금리 경쟁이 촉진되면 오히려 차주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수신 금리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국내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포함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81.6%에 달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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