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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이득렬의 '세상읽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이득렬의 '세상읽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9.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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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겨우 버스나 타고 다니는 싸구려 신분인 주제에?"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사람들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해보는 불유쾌한 모습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똑같이 돈이 많지않은 서민들끼리 돈없는 상대방을 깔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귀한 가치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잊지말자는 이야기.

1991년 4월호-이득렬의 '세상읽기'
1991년 4월호-이득렬의 '세상읽기'

 

60년대 후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울국도극장 앞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그렇게 만원버스도 아니었는데 당시 여차장이 아주 난폭하게 승객들을 다루었었다. 계단에 올라서기도 전에 마구 승객을 떠미는 것이어서 젊은 나도 자칫하면 넘어질 뻔했으니 나이든 승객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내릴 때가 되니까 이번에는 반대로 그 차장은 승객들을 밖으로 힘차게 밀어내는 것이다. 나는 또 자칫하면 길거리에 그냥 나동그라질 뻔했다.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 나는 여차장에게 점잖게 충고를 했다. 그렇게 불친절하고 심하게 승객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고.

그런데 버스가 떠나면서 내뱉는 여차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귓전에 들려왔다. 

"겨우 10원짜리 버스를 타고 다니는 주제에···"

나가떨어져 코피가 나도 좋을 싸구려 신분인 주제에 요즘말로 주제파악을 못하고 불평을 해댄다는 뜻이었을 거라고 나는 짐작한다.

역시 여차장이 아직 남아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안사람이 시댁에 갖다드릴 김치통을 들고 시내버스를 탔다고 한다. 김치를 나르는 일이라 옷도 집에서 걸치들이 허름한 것으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었다고 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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