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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전·PC 수요 부진 극심 ... 전자업계, 재고 줄이기에 사활
TV·가전·PC 수요 부진 극심 ... 전자업계, 재고 줄이기에 사활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0.0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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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TV를 비롯한 가전제품과 디스플레이 패널 재고가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 2022.6.16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TV를 비롯한 가전제품과 디스플레이 패널 재고가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 2022.6.16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인한 '수요 절벽'으로 TV와 가전, IT제품을 만드는 세트(완제품) 업계의 수심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수요 둔화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업계는 전사 차원의 재고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시작된 TV와 PC 수요 부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TV 전 세계 출하량이 올해 2억200만대에 그치고 내년엔 2억100만대까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으로 인한 팬트업(보복) 수요 시기였던 2020년 2억2500만대, 2021년 2억1400만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3억4100만대까지 출하량이 급증했던 PC 산업 역시 올해 3억1700만대, 내년 3억1000만대로 예상 출하량 수치가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TV와 PC 시장은 재택근무 수혜와 팬트업 수요를 경험했다"며 "이벤트와 교체 수요 소멸로 적어도 향후 1~2년은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가전사업 역시 내년 전망이 불투명하다. 세계 3위 가전업체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시장 수요 보고서에서 3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가전 수요 침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나스 사무엘슨 일렉트로룩스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에도 유럽과 미국 시장 수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룹 전체의 원가를 절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주로 북미와 유럽에서 구조적인 비용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은 한국 대표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사업의 주요 시장이기도 하다. 

세트업계의 수요 침체 현상이 근시일내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전, IT 산업계 전반에선 재고 관리가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수요예측을 잘못해 양산된 재고를 제때 털어내지 못하면 '악성재고'가 되고, 이러한 악성재고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어서다.

이미 재고 자산 수치에선 위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재고 자산이 전년 대비 55% 넘게 늘어나 52조922억원까지 불었고, LG전자도 1년새 재고 자산 규모가 8조3275억원에서 9조6844억원까지 16.3% 증가했다.

기업들은 재고관리 리스크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4년만에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재고 건전화를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LG그룹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재점검과 함께 수요 둔화 대응, 재고 건전화 등 관련 대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가동률을 줄이고, 판촉 비용을 감축하는 시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2분기 TV·모니터 등 영상기기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은 역대 최저치인 74.4%에 그쳤다. 같은 시기 냉장고, 영상기기, 에어컨 등 LG전자의 주요 제품 생산설비 가동률도 10~20%p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가동률 하락이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세트기업의 경우 오는 11월 진행되는 미국 최대 쇼핑 주간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유통 행사 프로모션 계획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물류비에 고환율 영향으로 제품 자체 원가 절감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판매 집중, 판촉 비용 최소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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