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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시네마] '우주 전쟁'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
[일요 시네마] '우주 전쟁'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10.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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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회 새턴 어워즈 수상작
[일요 시네마] 우주 전쟁

오늘(10월 23일) EBS1 ‘일요시네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우주 전쟁(원제:War Of The Worlds)>가 방송된다.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팀 로빈스, 저스틴 채트윈, 미란다 오토 등이 열연한 <우주 전쟁>는 2005년 제작된 미국 영화로, 국내에서는 2005년 7월 개봉했다. 상영시간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무책임하고 게으른 탓에 아내로부터 이혼당한 레이(톰 크루즈)는 브루클린의 부두 노동자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레이는 주말이라도 함께 보내라며 전 부인 메리(미란다 오토)로부터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와 딸 레이첼(다코타 패닝)을 떠맡게 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갑작스런 번개를 타고 지구에 미확인 비행체들이 하늘로부터 내려온다. 지구상의 모든 전자기기가 그대로 멈추고 그무렵 레이도 집 근처에서 정체불명의 괴물을 만난다. 땅속 깊은 곳에서 나타난 괴물들은 구경하던 사람들을 삽시간에 한줌 재로 만들어버린다. 순식간에 주변은 초토화가 되고 레이도 일단 가족을 데리고 도망친다. 괴물이 나타나기 전 극적으로 차를 고쳐둔 덕에 모든 자동차들이 움직일 수 없던 상황에서도 레이의 차만은 구동이 된다. 레이 주변의 피난민들은 레이의 차를 탐내고 빼앗으려 하지만 레이는 가까스로 아이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피한다.

사춘기의 아이들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던 레이는 피난길에서조차 아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어쨌건 레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메리의 집이 있는 보스턴까지 가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보스턴으로 향하는 배가 떠나는 항만에서 레이는 배를 타기 위해 악전고투를 하고 끝내 배에 오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배마저도 괴물들의 공격을 받아 좌초하고, 로비는 괴물들에 대항해 싸우겠다며 군에 합류한다. 좌초한 배에서 겨우 살아남아 레이첼과 도망치던 레이는 오길비(팀 로빈스)의 도움으로 오길비의 집에 숨어지내게 된다. 이때쯤 레이는 괴물들이 인간의 피를 흡수하는 것으로 지구상에서의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괴물들에게 가족을 잃은 오길비는 괴물들을 자극해 싸우려 한다. 서서히 미쳐가고 있는 오길비에게서 은근한 위협을 느낀 레이는 레이첼이 모르게 오길비를 살해한다. 그리고 다시 은신처를 찾아 도망치던 중 괴물의 우주선에까지 잡혀들어갔다 탈출에 성공하고 괴물들의 약점이 무엇인지까지 알아낸다. 지구상의 미생물에 면역이 없던 괴물들은 스스로 힘을 잃게 되고 레이는 무사히 보스턴에 레이첼을 데려다준다. 그곳엔 로비까지 살아 돌아와 있다.

 

◆ 감상 포인트:

<우주전쟁>은 전통적인 미국식 장르영화와 가족드라마가 완벽히 결합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장르의 공식적인 컨벤션을 교묘히 깨부수는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레이는 이러한 유형의 재난영화 주인공으로선 자격 미달이다. 게으르고 방만하며 책임감도 없다. 눈썰미는 있지만 교활해보이며, 자기중심적이다. 우주에서 외계인이 쳐들어온 비상 상황에서 레이의 관심은 오로지 애들을 하루빨리 엄마한테 도로 맡겨버리는 것뿐이다. 사적인 욕망에 충실한 주인공을 따라 영화 또한 사적인 이야기로 채워진다. 정부가 비상 시국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외계 괴물을 국가가 어떻게 처단할 것인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눈앞에 닥친 순간의 위협만 가까스로 피하며 한걸음 한걸음 도피해나갈 따름이다.

가족드라마로 보기에도 미묘한 구석이 있다. 톰 크루즈는 “이 이야기는 부모들에게 일어날 만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한 바 있다. 레이에겐 외계 괴물의 공격보다도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 어린 딸을 보듬고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 더 난제였을지 모른다. 애초에 레이와 메리는 교양 수준도, 삶의 질도 몹시 다른 유형의 인물들이며 영화 초반부터 레이는 메리와 자신의 아이들과 메울 수 없는 거리감이 있음을 드러낸다. 피난 상황에서 레이가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순간에도 아이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온전히 믿지 못한다. 끝내 보스턴에 있는 엄마에게 아이들을 데려다 주었을 때도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과는 달리 레이의 표정은 착잡함을 숨기지 못한다. 이 때 네 사람의 만남을 한 가족의 재결합으로 연관짓기는 부적절하다.

 

◆ 주제:

<우주전쟁>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으나 아이들의 존재 등 약간의 추가된 설정이 있다. <미지와의 조우><E.T> 등에서 친근하고 무해한 외계인들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통의 외계 괴물을 <우주전쟁>에 투입한 것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우주전쟁>은 SF라기보다도 약간 변형된 플롯의 스필버그식 가족드라마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또한 미국 동부에서부터 시작된 외계 생명체의 공격이란 설정은 자연스레 9.11테러를 연상시킨다. 정리하자면 <우주전쟁>은 9.11테러로 촉발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잠재된 새로운 유형의 재난영화다.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어린 시절에 만든 8mm 단편영화를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줄 만큼 예술과 비즈니스를 일거양득하는 수완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스필버그는 <슈가랜드 특급>이 흥행에 실패하자 할리우드에서 영영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에 사로잡혔다. <죠스>의 촬영기간 내내 스필버그는 거의 신경쇠약 직전의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는 싸구려 공포영화의 재탕에 불과한 <죠스>가 자기 경력의 끝장일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 스필버그의 스트레스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죠스>의 엄청난 성공 이후, 스필버그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재편하는 거물 ‘흥행사’로 불쑥 올라섰다. <죠스> 이후 스필버그는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등의 영화로 할리우드의 역대 흥행기록을 깼다. 연속 흥행기록 경신은 스필버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스필버그 영화는 늘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비난에 시달렸으며 때로는 이데올로기 비판 공세를 받았다. 남근 모양의 거대한 상어의 습격을 통해 거세공포증을 부추기는 <죠스>에서부터 흑백의 인종갈등을 흑인 남성과 흑인 여인의 갈등으로 치환시켰다는 <칼라 퍼플>에 대한 비판, 그리고 서구 어린 아이의 환상으로 대동아전쟁의 현장을 놀이터로 변모시켰다는 <태양의 제국>에 이르기까지 스필버그 영화는 늘 신나고 활력 넘치는 게임의 규칙처럼 보이면서도 뭔가 음험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대상이었다.

또한 관객들은 그의 작품에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평단의 평가는 냉혹했는데, <칼라 퍼플>, <영혼은 그대 곁에> 등의 작품성 있는 영화들도 평단에서 무시당하곤 했다.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던 존 포드, 프랭크 카프라, 데이비드 린 등의 거장의 영화와 동급의 위치에 오르기를 열망했던 스필버그는 동시대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마틴 스콜세지와 같은 존경을 받고 싶어 했지만 대중은 그를 예술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스필버그의 작품에 대한 평단과 대중의 시선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1990년대의 스필버그는 여전히 <쥬라기 공원>을 연출한 흥행사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아미스타드>를 만든 진지한 작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1999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며 자신에 대한 평단과 대중들의 이중적인 시선을 불식시켰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마이너리티 리포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터미널> <우주전쟁> <뮌헨> <링컨> <브리지 오브 스파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 영화 개요

부제: 우주 전쟁

원제: War Of The Worlds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팀 로빈스, 저스틴 채트윈, 미란다 오토

제작: 2005년/미국

방송길이: 116분

나이등급: 15세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일요시네마’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20분에 방송된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 EBS 일요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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