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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폐지와 고물을 줍는 엄마, 아빠 생각에...
[동행] 폐지와 고물을 줍는 엄마, 아빠 생각에...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2.0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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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동행]‘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오늘(4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94화에서는 ’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편이 방송된다.

 

√겨울의 햇살 같은 삼 남매

전라남도 보성군의 시골 마을. 이곳에 겨울의 햇살 같은 삼 남매가 있다. 열여섯 진주부터, 열다섯 광열이. 열두 살 막내 가은이까지.

코 끝 시린 추위에 몸이 고단할 때도, 힘든 형편에 마음이 지칠 때도 엄마, 아빠에게 따뜻한 햇살처럼 힘이 되어주는 삼 남매다. 여느 아이들은‘오늘은 뭘 하며 놀아볼까’ 고민하기 바쁜 겨울 방학. 삼 남매의 하루는 오늘도 가족들을 위한 일들로 분주하다. 빨래며, 청소는 이미 기본 일상이 된 지 오래. 엄마, 아빠의 폐지 정리도 도와야 하고, 봄이 오기 전에 밭 정리도 해야 하고, 치매가 찾아온 할머니의 말동무도 되어드려야 한다.

누가 그리하라 시킨 것도 아니건만, 아이들이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든 건 부모님의 고생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오래된 트럭을 몰고 거리에서 폐지와 고물을 줍는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 아이들은 맘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동행]‘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 낡은 트럭을 몰며 폐지를 줍는 엄마, 아빠

시골의 겨울은 몸도 마음도 유독 추운 계절. 농사철이 끝나고 나면, 당장 먹고사는 일이 급급해진다. 작은 트럭 한 대를 몰며 폐지와 고물을 모으는 부부. 일이 많지 않은 시골에서 농사일과 일용직을 병행하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 시작한 일이었다.

영하로 떨어진 강추위에 밖에서 폐지를 줍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걱정은 뚝 떨어진 폐지 시세다. 1kg당 120원 하던 폐지 가격이 60원으로 떨어지면서 트럭 한 대를 가득 채워도 3만 원을 겨우 받는 상황. 기름값 벌기도 힘든 시세지만, 가뜩이나 일이 없는 겨울철엔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용직 일이라도 구해보려 새벽같이 인력사무소를 찾아가는 아빠 용경 씨. 하지만 가뜩이나 일감이 줄어든 데다 젊은 인력들도 많다 보니 매번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만 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에 연로한 어머니까지. 책임져야 될 가족들을 생각하면 막막함에 걱정부터 앞서는 형편. 하지만 삼 남매를 위해 힘들어도 웃음만큼은 잃지 않는 부부는 오늘도 밤낮없이 거리를 누빈다.

[동행]‘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 엄마, 아빠를 향한 아이들의 걱정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게 있어도 투정을 부리거나 사 달라는 얘기 한 번이 없는 아이들.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핸드폰이 없어도, 진도를 따라잡기 힘들어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아이들은 부모님 앞에선 내색이 없다.

원하는 걸 들어주기 위해선 부모님이 폐지와 고물을 얼마나 더 주어야 하는지. 얼마나 더 고생을 해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이 유독 부모님을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때 힘든 시간을 보냈던 엄마, 아빠에게 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되기 때문. 몇 년 전, 농기계 사고로 손가락을 잃은 아빠와 수차례 입원까지 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겪던 엄마. 지금처럼 부부가 웃음이 많아질 수 있었던 건 늘 엄마, 아빠를 생각해 주는 아이들 덕분이었다.

특히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은 건 막내 가은이다. 엄마, 아빠를 돕고 싶어 길가에 보이는 공병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엄마가 힘들까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부리나케 나선다는데.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건 좋은 옷도, 갖고 싶은 물건도 아닌 엄마, 아빠의 건강이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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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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