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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아프리카인의 어머니, 아이러브아프리카 이창옥 대표
10억 아프리카인의 어머니, 아이러브아프리카 이창옥 대표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2.07.1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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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존재 이유는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거예요.
내 남은 생애가 그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6초. 아프리카에서 기근과 에이즈로 아이 하나가 목숨을 잃는 시간이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영양결핍으로 7분마다 한 명씩 시력을 잃고 하루에 2천 명의 아이들이 에이즈로 죽어간다. 배가 고프고 사랑이 고픈 아이들. 단지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식량을 건네주고 따듯한 품을 내어주는 어머니가 있다. 국내 유일의 아프리카 전문 구호단체인 아이러브아프리카의 이창옥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아프리카에 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아이들의 눈동자예요. 그 크고 맑은 눈동자에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배어 있어요. 누구라도 그 눈동자를 본다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누구에게나 사랑의 마음이 있으니까요.”

죽음의 문턱에서 새 삶을 보다


이 대표가 아프리카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은 그곳에서 죽음을 경험한 이후부터였다. 33년 전 그이는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서부 아프리카에 갔다가 말라리아와 풍토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사경을 헤매던 그이는 울부짖으며 신에게 살려 달라 애원했다. 20대 초반의 그이에게 죽음이란, 아프리카라는 오지의 땅만큼이나 낯선 것이었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검은 대륙의 붉은 태양이 뜨고 지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그이의 생명은 사막의 웅덩이처럼 메말라갔다. 힘겹게 쥐고 있던 의식의 끈이 끊어지려 할 때 그이가 본 것은 이기적인 삶의 의지가 아니었다. 아프리카라는 커다란 대륙에서 수많은 이들이 그이처럼 삶을 마감하고 있었다. 그이는 죽음의 순간에 그들의 절규를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쳤다. ‘내’가 아닌 ‘우리’를 살려달라고. 그제야 그이의 귓가에 맑고 또렷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 음성은 “살려줄 수…”라는 네 음절뿐이었다. 하지만 며칠 후 이 대표는 거짓말처럼 병석에서 일어났다. 그런 그이의 가슴에는 끊임없이 “살려줄 수…”라는 네 음절이 메아리쳤다.
“그 이후의 말을 찾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이 모든 게 제 힘으로 이뤄진 게 아닌 거 같아요. 그날 이후로 늘 기도하며 제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아왔어요. 그리고 남은 삶을 아프리카를 위해 쓰기로 했지요. 아프리카에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제게 주어진 사명이에요. 그리고 그 사명은 제가 한국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해요. 우리 한국도 가난과 절망을 겪은 나라잖아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경험이 커다란 위안이고 희망이에요. 우리가 배고플 때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베풀 차례예요.”

아프리카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다


혈혈단신으로 아프리카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가족이 되기를 자처한 이 대표는 아프리카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아프리카의 참상을 세계에 알려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아프리카를 돕는 시발점임을 깨달은 것이다. 2002년에는 방송사와 함께 60여 일간 아프리카 대탐험을 떠났고, 2004년에는 ‘세계영상선교센터’를 설립했다. 결국, 그이의 노력이 방송사의 카메라를 오지의 아프리카로 돌리게 만든 것이다. 국내뉴스와 쇼 프로 일색이던 방송사의 편성표에 아프리카를 알리는 다큐멘터리가 끼어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이는 매년 ‘이창옥의 아이러브아프리카’라는 제목으로 특집방송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아프리카를 도울 수 있는 사랑 나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진정한 나눔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는 거잖아요. 아프리카의 참상을 시청한 많은 분들이 사랑의 손길을 건네 오셨어요. 그 결과 탄자니아의 마사이 마을에 대형 우물을 파고, 케냐에 의료센터를 설립할 수 있었죠.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체계적인 연결고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작년 5월에 아프리카 구호기구인 아이러브아프리카를 설립하게 되었죠.”

아프리카에 꿈을 심다


아이러브아프리카는 설립된 지 1년 남짓 밖에 안 되었지만, 아프리카를 향한 이 대표의 오랜 애정이 스며들어 이미 국내 유일의 아프리카 전문 구호기구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러브아프리카는 구호물품 선박인 산타크로스호를 통해 아프리카에 구호물품을 전달했고, 케냐의 슬럼가에 초등학교 건설계획을 마무리 지었으며, ‘우물 2만 개 함께 파주기’ 운동을 벌여 아프리카의 심각한 식수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오염된 물 때문에 생명을 잃는 어린이 수가 1년에 120만 명이 넘는다.


“현재까지 탄자니아에만 11개의 우물을 팠어요. 아프리카에 건설되는 우물은 생명의 우물이에요. 우물 하나가 2천 명이 넘는 아프리카 사람을 살릴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판 우물은 후원자분들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죠.

그중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긴 우물도 있어요. 여든이 넘은 할머니 한 분께서 어느 날 제게 전화를 하셨어요. 암에 걸려 3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딸이 평생토록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돌아가시기 전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후원금을 주셨어요. 그 후원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돈을 더 보태서 아프리카에 우물을 팠어요. 그리고 그 우물에 후원금을 주신 할머니의 마음을 담아 따님의 이름이 적힌 현판을 붙였죠. 그 이야기를 전해 드렸더니 할머니께서 고맙다며 한참을 우셨어요. 우물 하나가 이렇게 갚진 일을 할 수 있어요.”


또한, 이 대표는 탄자니아에 있는 특수학교의 지적장애어린이 80명을 데리고 1박 2일간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 학교는 마이클 잭슨이 후원하기로 했던 학교였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후 도움의 손길도 끊어지고 말았다. 그 학교에는 마이클 잭슨이 기증한 스쿨버스 한 대만이 고장 난 채로 녹슬어가고 있었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다양한 동물들을 실컷 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아요. 그 아이들도 동물 구경을 하려면 돈을 내고 국립공원에 가야 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사자나 코끼리 보는 게 소원인 애들이 태반이에요. 그런데 때마침 그 학교에 마이클 잭슨이 선물한 버스가 고장 난 채로 있더군요. 그래서 그 버스를 고치고 추가로 버스를 더 렌트해서 동물원 구경에 나섰지요.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서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못살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가난한 나라의 지적장애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도 다 알아요. 자기들이 지금 사랑받고 있고 우리가 희망을 주려 한다는 것을요. 아픈 아이를 더 아파 보이게 해서 불쌍하니까 도와주자고 하는 게 구호활동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짐승처럼 불쌍하다면서 돈을 주는 것이 기부의 전부가 아니지요. 그 아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사랑하고 꿈꿀 줄 아는 사람인걸요. 아이러브아프리카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아프리카로부터 배운다
이 대표는 아프리카의 주요 도시에 숙소, 학교, 방송국, 농장 등을 갖춘 종합 베이스캠프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베이스캠프는 아프리카 구호활동의 구심점이 될 뿐만 아니라 여행객의 안식처가 될 것이다.
“우리가 무조건 아프리카에 베풀기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아프리카로부터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자녀와 함께 아프리카로 봉사 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아프리카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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