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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 마치고 7년 만에 연극무대로 컴백, 장관에서 배우로 회귀한 유인촌의 ‘다시 찾은 열정’
공직생활 마치고 7년 만에 연극무대로 컴백, 장관에서 배우로 회귀한 유인촌의 ‘다시 찾은 열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3.02.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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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악플은 대부분 사건의 본질을 모른 채 달린 댓글이고, 그것이 다시 일부 언론에 의해 재생산되고 또 확대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얼마만큼 진정성 있는 사람인지를 무대 위에서 증명해낸다면 시간이 지나서 많은 분들이 저를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장관님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배우 유인촌으로 불러주세요. 당장은 어색하겠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그러면 이제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겠죠.”
이는 인터뷰를 위해 호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인촌이 선뜻 내놓은 답변이다.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2년 11개월간 역임하며 ‘역대 최장수 문화관광부 장관’이라는 영예로운 수식어도 얻은 바 있지만, 공직생활의 무게에서 벗어난 지금은 ‘전 장관’의 수식어가 적지 않은 부담감으로 느껴진 듯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유씨어터’에서 만난 그는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기자와 마주했다. 오랜 기간 경직된 몸이 스트레칭으로 유연해지듯,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자연인의 삶을 조금씩 준비해온 그는 특유의 따뜻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미소로 지난 시간과 요즘 근황 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슴 속에 항상 품고 있었던 ‘연기 열정’
유인촌은 최근 연극 무대 복귀를 결정했다. 공직생활을 정리했지만 이번 정부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연기활동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 최근에서야 새로운 정부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 만큼,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특히 7년에 가까운 공직생활로 돌보지 못한 극단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했기에 더는 주저할 수 없었다. 이처럼 배우 복귀는 연기 갈증을 해소하고 공직생활로 하지 못한 일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셈이다.
“장관직을 사퇴한 지 2년이 되었지만 이번 정부의 임기가 남아 있어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개인적인 활동이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내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 개인적으로 했던 배우나 극장 운영 등과 관련된 일들은 멈춰져 있었는데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오래전부터 공직생활을 정리하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한참 동안 쉬었다가 극장으로 돌아온 것이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죠.”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의 복귀인 듯하지만 그가 고민해온 시간을 고려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2년간 배우 인생을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2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본지와 만난 그는 “다시 연기를 하려면 최소한 3년은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다른 일을 안 하고 연기를 하겠다고 하면 2013년까지는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의 발언대로 그는 배우 인생을 착실히 준비해왔고, 2월 말 정권이 교체되면 그 행보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늘 생각해 오던 일이었기 때문에 빠른 시점의 복귀는 아니라고 봐요. 2년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우로 돌아갈 준비를 조금씩 해왔어요. 그 기간에 제가 만든 강원도 봉평 공연장에서 한 달 동안 예술단체들이 공연을 하도록 지원했고, 소년원 아이들에게 예술 교육도 하고 쉼터에 있는 아이들을 초청해서 문화공연을 관람하도록 도왔죠. 개인적으로 수익을 내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봉사활동만 해왔던 것 같아요. 2월 말이면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대통령이 퇴임하시면 그 이후부터는 확실하게 제가 계획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싶어요.”
그는 컴백 작품으로 낭독극 <파우스트>를 선택했다. 낭독극이지만 거의 연극 형태를 띠고 있는 나름대로 새로운 장르의 작품이다. 그는 파우스트와 악마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연극으로 할 수 없는 표현 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낭독극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그의 설명을 통해 컴백 작품에 대한 준비가 철두철미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낭독극이라고 했지만 연극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오페라의 아주 중요한 아리아를 선정해서 괴테 <파우스트>와 오페라를 작곡한 구노의 <파우스트>를 잘 섞은 작품이죠. 나름대로 새로운 형태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앞으로 무대에서 꾸준히 선보이고 싶은 작품이에요. 올해 대강 아웃라인을 정해놓은 작품으로는 그리스 비극이 2편 정도 되고, 우리 판소리 중에서도 별주부전이나 춘향전, 심청전 등을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연극 무대로 배우인생을 다시 시작했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대중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고향과 같은 연극 무대에서 자신의 연기 열정을 펼쳐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 정도가 지나고 나서 분장이 필요 없는 나이가 되었을 쯤에는 방송 혹은 영화에서 할아버지 역할을 맡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드라마나 영화 출연 계획은 당분간 없어요. 지금처럼 기운과 열정이 있을 때 연극 무대에서 훨씬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 때문이죠. 돈 버는 일이 아니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있지만 후배들도 챙기면서 연극 무대에 도움을 줄 때가 온 것 같아요. 지금 연극계가 너무 열악하거든요. 또 만약 제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다면 최소한 10년은 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아예 더 나이가 들어서 분장이 필요 없는 나이가 되면 할아버지 역할을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죠.”

각종 논란과 의혹들, 곡해되어 재생산된 것
배우 유인촌은 장관직을 맡기 전까지 곤혹스런 구설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공직생활에 몸을 담은 그는 언론의 표적이 되기 시작했고, 인터넷 상에서는 그의 진의를 곡해하는 사람들에 의해
‘안티 세력’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미지가 하나둘씩 쌓이면서 그는 언젠가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는 불명예스러운 일들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 공직생활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논란과 의혹을 명확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작년 말 예술의전당 이사장 사임을 두고 벌어진 ‘국정감사 피하기’ 의혹이 대표적인 경우다. 예술의전당의 내부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그에게 제기된 의혹만으로 진위를 파악하지 않은 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어 보면 분명 입장 차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있었다.
“우선 제가 어떤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어요.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해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말도 들리는데 사실과 달라요. 이사장직은 비상근직인 데다 월급을 받는 자리도 아니었죠. 예술의전당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이사장을 누가 맡아서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제가 맡은 이후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예술의전당은 사장 책임 하에 모든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사장은 예산이나 정책과 사업적인 부문을 검토해서 의사회 의결을 받아 넘겨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에요. 그런데도 너무나도 많은 강연 자료와 하다못해 개인적인 강연 일정까지 요구해서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무척 힘들어했죠. 제가 뭘 얻으려고 있던 자리도 아니었기 때문에 차라리 물러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한 거지, 국정감사를 피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어요.”
특히 그는 인터넷 상에서 집중 공격을 받는 유명 인사 중 한 명이다. 한때 <전원일기>로 국민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은 대중적인 스타였기에 그러한 현실이 그에게 씁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터. 하지만 그는 인터넷 악플에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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