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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점수는 무의미… 옆으로 세우는 교육해야” ‘교육개혁 선구자’ 송자 전 교육부 장관과 만나다
“국영수 점수는 무의미… 옆으로 세우는 교육해야” ‘교육개혁 선구자’ 송자 전 교육부 장관과 만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3.05.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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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들이 지금보다 더 늘어난다면 고용 불안이나 고용 축소 문제도 완화할 수 있고, 세계 경제 불황 극복도 어렵지 않다”


송자 이사장은 우리나라 교육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197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2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해 왔을 뿐만 아니라, 1992년 연세대학교 총장과 1997년 명지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제41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었고, 2008년부터 명지학원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도 교육현장을 향해 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송 이사장은 경영에도 탁월한 감각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대교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아 후계 경영자에게 물려주기까지 교육 기업인 대교의 운영 틀을 잡고 향후 사업 방향을 설정한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교육인과 경영인으로서 두루 경험한 송 이사장은 최근 창업기업가 사관학교(IEA)의 총장을 맡으며, 창조적인 창업 기업가를 양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40년 넘게 교육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항상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는 송 이사장을 대신동에 위치한 ‘아이들과 미래’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고용 축소와 경제 위기의 해법인 ‘창업 DNA’ 심는다
최근 송 이사장은 세계경영연구원(IGM) 전성철 회장과 함께 창업기업가 사관학교(이하 IEA)를 설립하고, 초대 총장을 맡았다. 전성철 회장이 설립한 세계경영연구원이 운영한 지 10년이 되자, ‘사회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취지로 창업가 양성에 관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세계경영연구원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송 이사장에게 총장직 제의가 들어왔다. 평소 경제 위기와 고용 축소 등의 불안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창업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송 이사장은 흔쾌히 총장직 제안을 수락했다.
“기업가 교육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경영연구원이 만든 지 10년이 되었어요.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것에 보답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봉사 프로그램으로 IEA를 만든 것이지요. 그러한 아이디어는 전성철 회장으로부터 나왔고, 사외이사로 세계경영연구원 업무에 관여한 적이 있는 저에게 총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와서 수락하게 되었죠.”
IEA를 향한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30~40명 모집에 지원자가 400명 이상 몰렸을 정도. 1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40명의 면면을 보면 명문대생부터 의사, 대기업 회사원 등 화려한 경력과 경험을 자랑한다. 합격자의 90% 이상이 남자로 구성돼 있으며 여성 합격자는 3명에 불과했다. 송 이사장은 IEA 프로그램에 대해 “모든 수업은 무료 봉사로 진행되며 창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키우기 위한 수업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격자들은 300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내야 하지만 졸업을 하면 다 돌려주고 있고, 선생님들 역시 보수를 받지 않고 봉사활동 형태로 강연을 하고 있죠. IEA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창업가로서의 리더십이나 추구해야 할 기업의 가치 등 실제로 창업할 수 있는 소양을 길러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송 이사장은 창업을 희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저하지 말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물론 모든 창업가들이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지만 그 도전들이 모여 제2의 정주영, 이병철 회장 등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조언이었다.
“월급쟁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스케줄대로 살면 되기 때문에 온실 속에 있는 화초와 같아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렇게만 살면 안 된다고 봐요. 한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업가들이 더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고용 불안이나 축소 문제도 완화할 수 있고, 세계 경제 불황도 극복할 수 있는 거겠죠. 그런 점에서 IEA는 창업하려는 학생이 있으면 적게는 5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5억원 정도의 펀딩까지 도와줄 생각입니다. IEA를 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나가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에요.”

교육과 아동복지는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한 ‘원천 자원’
송 이사장은 여전히 청년의 열정을 품은 채 다양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명지학원 이사장에서부터 아이들과 미래 이사장, 푸르니 보육지원재단 이사장, 세이프키즈 코리아 등을 통해 건재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현역으로 교육과 아동복지에 힘쓰는 송 이사장의 정력적 삶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지만, 반대로 우리 사회에 산재해 있는 교육과 아동복지 관련 문제가 그만큼 적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로 1년에 약 400명의 아이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앞길이 창창한 어린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어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세이프키즈라는 국제단체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단연 교육이 있죠. 이를 테면 매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연습을 시키는 안전교육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한 안전교육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율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도 합니다.”
또 송 이사장은 아이들과 미래와 푸르니 보육지원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취약 계층 어린이 공부방과 여성 직장인들을 위한 보육시설을 늘리는 데 힘써왔다. 아이들과 미래는 2000년 3월 우리나라 복지 민간단체의 벤처를 지향하며 탄생했으며 벤처 사업가의 기금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 문화예술, 장학 결연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사업을 펼치며 민간 비영리 단체(NPO)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아이들과 미래의 운영 철학에 관해 송 이사장은 “비영리 단체는 대접받으려고 하기보다 기독교 정신과 같이 봉사하는 대상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미래는 결국 아이들을 섬기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평소 접하기 힘든 소외 아동 음악발표회를 개최하는 등의 지원 사업을 통해 이름처럼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주는 곳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푸르니 보육복지재단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0년 전 하나은행과 IBM, 대교에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을 위해 푸르니 보육원을 만들어 확산시키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 보육원이 부족해서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는데 다행히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호응하는 분위기여서 보육시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대기업 보육 시설을 100개 가까이 아웃소싱하고 있을 만큼 보육시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점점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송 이사장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있다면 바로 교육이다. 연세대학교 총장 재직 시절 송 이사장은 대학에 대외협력처와 입학관리처를 신설하는 파격 행보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보수적인 교육계 인사들은 송 이사장의 대학 개혁 움직임에 반발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연세대 총장으로 일할 때 등록금만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 유치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는 대외협력처를 만들었어요. 주변에서 말들이 많았죠. 학교도 세일즈 활동을 해야 하느냐는 게 비판의 요지였죠. 하지만 지금 대외협력처가 없는 대학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입학관리처를 신설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우수한 학생 선발을 시험 한 번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입장이었죠. 영어로 하면 단순한 셀렉팅(Selecting)이 아니라 일종의 리쿠르팅(Recruiting) 개념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죠. 지금은 사람들이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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