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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없는 삶이 일깨워준 진짜 행복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사지 없는 삶이 일깨워준 진짜 행복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3.07.16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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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저를 보고
‘슈퍼 히어로’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좌절과 실패를 이겨내는 과정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생에는 보이지 않는 날개가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1분에 43단어를 타이핑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요트를 운전하고,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한다. 나는 평생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다. 도전할 때마다 믿음의 날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플라잉> 중

호주 태생의 닉 부이치치가 한국을 찾았다. 설교사이자 동기부여 연설가로 신체 부자유자들을 위한 기관인 ‘사지 없는 인생’을 설립한 닉은 신체장애뿐 아니라 희망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활발하게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이번 방한은 더욱 특별하다. 일본계 미국인 아내와의 결혼 이후 축복으로 낳은 아들을 품에 안으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가 한국행을 결정한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을 터. 그 어떤 나라보다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자신의 조언이 절실하다는 마음을 품고 방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처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한국 국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가식이 섞이지 않은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 당신이면 충분하다’는 긍정과 용기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지가 없어도 행복한 그의 인생을 통해 열등감과 패배감에 젖어 인생을 비관하기보다 행복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깨달음을 가져다준다.

나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
닉 부이치치는 지금껏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한은 그가 설립한 사지 없는 인생의 대표로 높은 자살률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한국에 희망을 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힘들어 하는 한국 청소년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따스한 조언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특별히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대다수 젊은 세대가 그렇지만, 모든 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죠. 저 역시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해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고 10살이 되던 때부터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한국이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제 삶의 이야기가 많은 청소년들에게 큰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가 발표한 신간 <플라잉>을 보면 기쁨과 환희의 순간만 소개돼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가 겪은 고통과 아픔의 시간들이 가감 없이 쓰여 있다. 팔다리를 갖지 못한 삶을 이겨내기 위해 그 역시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좌절하고 낙망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혔다. 자신도 다른 사람처럼 고민하고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나도 이겨냈으니 당신은 더 쉽게 이겨낼 수 있다’는 속 깊은 말을 하고 싶은 듯 보였다. 그는 자신의 책에 다음과 같이 썼다.
“생각해 보라. 내겐 팔이 없다. 다리도 없다. 제 아무리 용을 써 봐도 형편없는 외모는 가려지지 않는다. 표적이 그려진 옷을 입고 못된 아이들이 내 심장을 겨냥해서 뾰족한 다트를 던지기만 기다리는 꼴이다. 못된 아이들에게 한참 시달릴 때는 두렵고, 우울하고, 불안하며, 구역질이 나려고 했다. (중략) 이런 시절에 나는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 같고, 대학을 갈 수 없을 것 같고, 결혼할 수 없을 것 같고, 아빠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던 나의 절망에 하나님은 기적처럼 날개를 달아주셨다. 그래서 앞으로도 하나님이 주신 꿈을 향한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당신도 나와 같이 도전하지 않겠는가?”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겨낸 시련의 시간들
그는 사지 없는 삶을 극복해낸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불린다. 그와 같은 수식어가 언젠가부터 그를 다방면에 능통한 ‘슈퍼 히어로’처럼 만든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 역시 보통 사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그는 2년 전 사업 실패로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고, 자신이 경영한 회사의 부채로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까지 여기기 시작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어떤 사람들은 저를 보고 ‘슈퍼 히어로’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좌절과 실패를 이겨내는 과정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매사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의 시간들은 모든 사람들이 겪은 경험입니다. 실제로 저는 2년 전 사업 실패로 심적인 고통과 함께 체력적으로도 한계에 봉착했지만, 지금의 제 아내를 만나고 연애하는 과정을 통해 그것들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단언컨대, 조건 없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1년여 사이 그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경험을 했다. 바로 결혼과 아들의 탄생이다. 그는 아내 카나에가 없었다면 현실로 이뤄내지 못했을 기적 같은 일이라고 회상했다. 자신의 결혼에 대해 “카나에의 조건 없는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내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로 그가 직접 경영하던 회사가 상당한 빚을 지고 도산 위기에 처해 있을 때도 아내인 카나에는 그의 곁을 지키며, 어려움을 이기는데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2012년 2월 카나에와 결혼한 그는 최근 아들을 얻기도 했다.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그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말한다.
“<플라잉>의 영어 원서가 출간되자마자 제 아들 키요시가 태어났어요.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 하나 되어 서로를 격려하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것 등 그동안 제가 몰랐던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번에 한국을 찾을 때는 궁금해 하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 꼭 제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오고 싶네요.”

믿음과 사랑의 에너지가 가정에서부터 샘솟길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현상 중 하나는 청소년의 자살이다. 경쟁을 강요하는 교육 환경과 자녀를 향한 부모의 높은 기대 심리로 좌절하고 낙담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이 세상에 있는 나 자신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부모님을 존경하고 공경해야 하지만, 그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해서 스스로 좌절하고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이 세상에 나는 유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믿음을 갖고 꿈을 펼치게 해주는 것이 가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양육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한국 청소년들과 그들의 성장을 돕는 부모에게 그가 아낌없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닉을 종교적 신념으로 키워낸 그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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