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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꾸미는 재미를 좋아하는 여자, 유호정
집 꾸미는 재미를 좋아하는 여자, 유호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3.04.2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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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손은 참 부지런합니다. 유리알처럼 닦아 놓은 집안으로 맑은 햇빛을 불러오고, 살기 편하게 공간을 매만지고, 예쁜 살림만 모아 둔 정성과 솜씨가 여간 야무진 게 아닙니다.
그 야무진 손으로 샘나고 탐나게 매만져 놓은 그녀의 집. 봄이 담긴 천으로 집안 곳곳에 크림 같은 달콤함을 채워 넣은 그 여자, 유호정의 솜씨를 배우러 그녀의 집으로 갑니다.


손이 부지런한 여자… 창문에, 가구 위에,
살림마다에, 열심히 골라 만든 천으로 새 옷 지어 입히고 꽃빛으로 단장한 그 여자의 집

Milky Home... Fabric Decorating Story

그 집에는 잘 익은 한낮의 봄 햇빛이 구석구석 스며 있었다. 따뜻한 느낌. 여자의 손이 지나간 흔적이 역력한, 제대로 정돈된 풍경이 편안해 보이는 집이었다. 이제 막 머리를 감았는지 하얀 타월로 머리칼을 감싼 그녀가 활짝 웃는 얼굴로 맞아주었다.
집안 정리하느라 이제 겨우 씻었어요,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등 뒤로 익숙한 얼굴의 남편이 인사말을 전하며 왔다 갔다 하는 중. 그녀의 남자 이재룡의 한 손에는 이제 딱 생후 1년 된 동글동글한 아들이 안겨진 채였다. 태연이, 이태연. 엄마 아빠를 골고루 닮아 잘도 생긴 그 녀석은 어느 틈에 아빠 품을 빠져나와 낮은 포복 자세로 쏜살같이 기어서 온 집안을 횡단하는 중이었다.
“전 안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사람들을 만나면 하루 종일 아이 얘기만 하게 되네요. 뭐 온통 자랑이죠. 늦게 본 아이라 그런지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너무 예뻐서 그냥, 꼼짝 안하고 아이 옆에 자꾸 나를 묶어 두죠. 이 남자도 그래요. 세상에서 이렇게 잘 생긴 아이를 본 적 있냐고… 얼마나 큰소리치는지 몰라요.”
세 식구의 오순도순한 풍경에서 사람 사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그녀의 집 단장 솜씨를 사진 속에 담기 위해 찾아갔음에도 얼마의 시간은 그렇게 집보다 더 고운, 사람 구경이며 가족 구경에 빠져 있는 채였다.

“집 꾸미는 일은 제 취미 중 하나예요. 커튼 하나만 바꿔도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볼 수 있으니까 신이 나죠. 집이란 건 손이 닿으면 닿는 만큼 예뻐지거든요. 큰 돈 들여서 단장하는 것보다 조물조물 만들고 가꾸면서 소박하게 단장하는 재미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긴 후 1년. 서툰 엄마 노릇에 분주하던 그 시간은 집 단장 같은 것에 마음을 둘 겨를이 없었다는 게 그녀의 고백이었다. 거실 한 가운데 아이 기저귀를 주렁주렁 걸어 놓고 살면서도 그 모습이 하나도 밉지 않더라고, 그녀가 호호 웃는 목소리로 말했다.
부지런한 그녀는 기저귀로, 아이 옷으로 채워져 있던 집안에 모처럼 감각적인 새 옷을 지어 입혔다. 가장 실속 있게, 가장 손쉽게 집안을 단장해 주는 패브릭으로 구석구석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마치 인테리어 전문가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당당했다.
거실, 침실, 식당, 아이 방, 그리고 작고 사소한 살림마다에 속속들이 스민 그 여자의 손길. 직접 고른 원단으로 제작한 커튼이며 침구 같은 것들에서 그 여자의 유난한 센스가 느껴졌다. 쿠션이나 매트 같은 것들은 재봉틀 돌려가며 직접 만들기도 한다는데…. 믿을 수 없게도 재봉틀을 돌리는 그녀의 솜씨가 제법이었다.
바느질도 잘하는구나, 감탄하며 보낸 그녀와의 하루. 공들여 꾸민 예쁜 집에서 바느질 이야기로 보낸 그 시간을 하나하나씩 펼친다.


손바느질 솜씨가 남다른 여자…
재봉틀 돌려가며 조물조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그 여자의 요즘

Cushion Cover, Tablecloth... Her Handmade Goods

1. 주방 쪽에서 바라본 거실, 색색의 쿠션으로 다채롭게 장식한 화이트 소파
화이트 컬러를 좋아해서 온 집안을 하얗게 꾸며 놓은 그녀. 마감재며 가구들을 화이트로 선택하면 어떤 컬러의 소품을 매치해도 제대로 어울리는 까닭에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벌써 3년쯤 사용했다는 화이트 소파는 마치 새 것처럼 깨끗했는데 소파 커버를 씌우고 벗기기 쉬운 것으로 만든 덕분이다. 퍼플 & 화이트 컬러의 쿠션을 매치해 풍성한 느낌을 담은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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