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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다시 만난 그녀 손숙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다시 만난 그녀 손숙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4.01.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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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나고 난 뒤… 사랑 토크

여름은 더워야 맛이고 겨울은 추워야 맛이지만, 날씨가 너무 예사롭지 않았다. 살 떨리는 칼바람에 오후 3시는 전혀 느긋하지 않았다. 총총걸음으로 차를 타고 다시 내려 총총히 익숙한 소극장에 들어서기까지, 예나제나 날씨 타령이다.
산울림 소극장. 이미 분장은 시작됐고, 인사와 동시에 그녀의 짙은 화장에 소름이 돋는다. 짙은 화장이 원래 싫다. 그렇다고 분장과 화장을 구분 못하는 무식쟁이는 아니니 내색은 따로 않기로 한다.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지셨어요. 그 머리 진짜예요?”
“머리 길렀잖아(거짓말이다), 몰랐어? 아니 그런데, 그럼 전엔 안 예뻤다는 얘긴가(웃음)?”
천만의 말씀. 전부터 아름다운 사람이다. 뽀얀 젊은 여자는 아니지만 천상 여자인 편안한 분위기와 끼와 열정, 아직도 그대로인 실루엣이 감탄을 자아낸다. 문득 십 수년 전 ‘셜리 발렌타인’ 적 그녀의 수영복 사진이 생각난다. 그 빛나는 중년 배우의 몸매에 뭇 남성과 여인네들이 동경과 시샘으로 수근거렸던 그때….
인생의 후반부에 갑자기 찾아온 사랑. 연극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임영웅 연출. 2월 21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손숙은 끝내 자신의 얘기가 되길 바라는 그런 사랑을 그린다. 연극은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베스트셀러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속편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섞어서 만들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영화로도 대중들에게 알려진 작품.
어느 날 매디슨 카운티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킨 케이드라는 52세의 사진작가가 찾아들며, 이미 고전이 된 운명의 사랑은 시작된다. 무미건조한 시골 생활에 지친 45세의 주부 프란체스카는 길을 묻는 킨 케이드에게 단 5초 만에 뭔가에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이윽고 예이츠의 시를 읊고 춤을 추며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함께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프란체스카는 결국 가정을 선택하며 킨 케이드를 보내고 만다. 낭만은 없지만 착한 남편과 아무것도 모를 아이를 위해, 자신을 동반함으로써 날개가 무거워질 인생에 단 한번뿐인 연인을 위해, 수백 번의 망설임 끝에 내린 결정. 마지못해 돌아선 남자가 저만치 멀어졌을 때, 여자는 눈물로 절규한다.
“가지 말아요. 로버트…. 그건 나의 진심이 아니었어요.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나와 함께 가자고 물어봐 주세요.”
그 가슴 저미는 사랑 이야기에 빠져, 그녀는 매일 한 번씩 후배 배우 한명구와 키스를 나누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벌써 4일째이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공연은 1시간 40분간 이어졌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1층 카페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손숙 선생님’을 배알하러 뒤늦게 온 통일의 꽃 임수경도 배석했다.
주부 관객이 대부분이던데, 작품 속 이야기를 어떻게 볼까요? 불륜이냐 사랑이냐, (프란체스카가) 함께 떠났어야 된다, 아니다 등등 반응들이 다양할 텐데….
“그렇더라구요. 둘로 갈려. 그렇지만 이 이야기를 불륜으로 보는 사람들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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