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한다는 시대다. 부부간은 물론이고 젊은 남녀간의 사랑은 21세기로 접어들며 그 가치가 참으로 볼품없어졌다. 그러나 김현수, 전미경 씨 부부는 다르다. 병 앞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잃지 않은 김씨는 물론이요, 백혈병 걸린 남자 친구를 4년간이나 극진히 간호한 전씨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사랑하려면 이들처럼 해야 한다. |
글 _ 이선정 기자 사진 _ 박해묵 기자 |
서울 당산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한 시간 정도 서성이며 퇴근하고 돌아올 김현수(34) 씨를 기다렸다. |
두 사람 모두 외환은행에 다니고 있다. 직장 선후배로 만나 지난 7년간 서로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로 지냈고, 지난달 김씨의 복직과 함께 결혼을 했다. 일종의 암인 백혈병은 완치란 없다. 다만 살아갈 만큼 병이 나았을 뿐이고 언제 또 재발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두 사람의 결혼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경이가 입사할 무렵 그때 처음 보았어요. 서로 다른 지점에 있었는데 회사 동료들이랑 소개팅을 했거든요. 그때 이 친구가 나왔죠.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 안 지나 소녀 같은 티를 벗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특별한 감정은 없었어요.”
김씨는 회사 여직원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단다.
지금은 왜소해 보이지만 그때만 해도 등산으로 다져진 몸은 근육이 붙어 탄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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