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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장애아 보살핀 중학교 교사 이희중 선생님의 제자 사랑
뇌성마비 장애아 보살핀 중학교 교사 이희중 선생님의 제자 사랑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4.10.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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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려는 마음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줬지요”
현직 중학교 교사와 뇌성마비 장애아와의 아름다운 만남이 화제다. 중학교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떠나 아버지와 자식 같은 인연을 맺고 두 사람의 이야기.

글 _ 장진원 기자
사진 _ 양영섭 기자


“뭐 별다르게 내세울 만큼 해준 것도 없지만, 어찌 보면 자식 같은 생각도 들어요. 6년 동안 참 정이 많이 들었죠.”
서울 영동중학교(교장 이익생)에서 도덕과 교사로 재직 중인 이희중 선생님이 김민 군을 처음 만난 지도 어느덧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뇌성마비 지체장애 1급인 민이는 휠체어에 오르는 것은 고사하고 혼자의 힘으로 움직이기도 힘든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이씨는 그런 민이를 한국뇌성마비복지회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서울 공릉중학교에 재직할 때였는데, 민이가 살고 있던 집이 복지회관 내를 벗어난 번동이어서 봉사자들이 다들 꺼려하더군요. 민이는 ‘재가복지’, 즉 거동이 불편해 직접 집을 찾아가서 만나야 하는 상대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자원하게 됐죠.”
남들이 꺼려하던 먼 동네를 자진해 찾아 나선 그때의 인연은 첫 만남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신체적 기능을 주관하는 뇌의 성장만 멈추었지, 정신적인 면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민이. 하지만 지병이 있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파출부 생활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형편은 민이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혼자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항상 반에서 5등 안에 들 정도로 머리가 좋은 민이에게 이씨는 스승과 말벗이 되길 주저하지 않았다.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혼자 지내는 아이여서 그런지 찾아갈 때마다 그렇게 반가워할 수가 없어요. 의지할 사람이 적다 보니 사랑이 고픈 거죠. 어려운 형편에 몸마저 성치 않지만 정말 깨끗하고 맑은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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