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언덕을 집으로 끌어들이다

판교 백현동 Y 주택

2014-04-06     박소이 기자

주택의 바로 앞쪽으로 큰 도로가 있고 건너편으로는 거대한 교회가 있는 판교 백현동의 Y 주택. 남쪽 사선 방향으로 녹지 언덕이 보이는 완만한 경사의 대지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품어 안은 그린 하우스를 만난다.

진행 박소이 기자 | 사진제공 아뜰리에17(02-3057-1710)

판교 백현동 Y주택. 마당에 심은 아담한 단풍나무는 외부로부터 확 트인 시야를 보호해 주는 안전장치이다. 삼각형의 두 개 지붕 사이에는 옥상정원을 만들어 하늘과 맞닿는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크지 않은 대지에는 불쑥 솟아오른 매스의 느낌이 둘로 나뉠 수 있도록 저층부는 라임스톤으로, 나머지 부분은 모노쿠시로 마감하고 곳곳에 작은 눈썹으로 스케일을 조정했다. 지붕은 짙은 밤색의 산화 스테인리스 스틸 판으로 덮어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우러지도록 매치했다. 녹색 언덕을 집으로  끌어들인 이 집 주인 부부만의 이야기가 담긴 집이다.

작은 도로 쪽으로는 1층에 부인의 공간, 2층엔 두 자녀의 침실이 있다. 두 개의 매스를 이어주는 사이에는 1층 현관과 화장실, 계단이 있고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서며 마당으로 시선이 펼쳐지도록 되어 있다.

2층에는 가족실과 서재가 있다. 유학간 아들딸의 침실과 별도로 만든 가족실은 책을 좋아하는 가족을 위해 전체가 작은 도서관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꾸몄다. 마당 쪽 큰 창의 펀칭된 자작나무 합판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보호함과 동시에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변화를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

양쪽의 도로와 주변 건물에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 큰 도로 쪽 1층에 거실과 주방 그리고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노모의 공간을 배치했다. 거실은 큰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크지 않게 자리잡았다. 가끔 방문하는 노모를 위해 신경 쓴 방은 접이문으로 벽을 설치해 거실과 분리되도록 배려한 자식의 마음 씀씀이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