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멜로 연기에 도전하는 원조 부드러운 남자 한석규

2006-12-12     매거진플러스

배우 한석규에게는 진한 커피 향이 난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왠지 익숙한 외모와 감미로운 목소리.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커피 같다. 그런 그가 스크린 속에서 사랑을 속삭일 때면 실제로 고백을 받는 듯 느껴진다. 부드러운 남자 한석규가 멜로 영화에 강한 이유다.

글_ 윤혜진 기자 사진_ 박해묵 기자


“네 아이의 아빠로 매우 행복하지만
사랑의 아픔 공감합니다”
오랜만에 그가 멜로 영화를 선보인다. 그간의 작품을 나열해보면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쉬리’ ‘이중간첩’ ‘음란서생’ ‘구타유발자’ 등 일부러 멜로 장르를 제외한 선택인 듯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한석규, 그가 누구인가. 90년대를 풍미한 멜로 배우 중 한 사람이다.
“그동안 일부러 멜로 영화를 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음란서생’에도 사랑 이야기가 첨가되어 있어요. 또 솔직히 ‘8월의 크리스마스’도 당시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할 때 이 작품이 멜로가 아니고 ‘일 포스티노’라는 작품처럼 관객에게 감흥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연한 거예요. 지금 이 영화도 시나리오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어요. 읽으며 막 울다 보니 ‘내가 왜 울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느낀 이만큼의 진폭을 관객들에게 제 몸을 통해 그대로 전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너무 기대 마세요. 썩 훌륭한 영화는 아니에요. 괜찮은 영화예요. 하하.”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의 제작 보고회에서 그는 다소 위험한 멘트를 던졌다. 오는 30일 개봉할 새 영화를 두고 썩 훌륭하진 않단다. 게다가 햇수로는 정확히 8년 만에 도전한 멜로 연기다.
“보통 멜로 영화라고 하면 예쁘게 만나거나 불같이 사랑을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 지수 씨와 저는 서로 비호감인 상태에서 만나요. 게다가 제가 맡은 ‘심인구’라는 역은 홀어머니와 아픈 형을 둔 동네 약사인데, 사랑의 아픔을 한 번 겪은 인물이에요. 그러한 약점 때문에 제대로 연애를 못해요. 제 주변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장가 못 간 친구들이 많아요.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지요.”
사실 그가 공감한단 말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 성우 시절 만난 부인 임명주 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