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독특한 싸이보그 커플 비&임수정

2006-12-12     매거진플러스

월드스타 비(정지훈)와 충무로의 기대주 임수정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2006년 말, 한국 영화계에 핵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세 사람의 특별한 만남과 이들이 들려주는 영화 뒷이야기.

글_ 신도희 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시작으로 ‘복수는 나의 것’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올라선 박찬욱 감독. 발표하는 영화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웰 메이드 영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드는 감독이기에 그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았다. 그런데 복수 3부작을 마친 박찬욱 감독이 청춘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있으며 그 주인공이 바로 비와 임수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영화계는 물론 연예계 전체가 술렁거렸다. 세계가 인정하고 한국이 자랑스러워하는 감독 박찬욱.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사로잡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 비. 동시대 배우들 중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임수정. 한국문화계를 주도하는 이 세 사람의 만남은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고도 남을 만한 것이었다.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제가 만든 영화입니다. 두 명의 젊은 아역배우를 만나 작업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역배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작품인 만큼 매우 신선한 영화입니다.”(박찬욱)
어느 날 ‘몸에서 총알이 나오는 소녀’에 대한 꿈을 꾸었는데, 이 꿈을 모티브로 삼아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힌 박찬욱 감독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SF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 괜찮은 영화’이며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기존 작품들과 확실히 다른, 색다른 작품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찬욱 감독이 비와 임수정을 ‘아역배우’라 칭한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아마 엉뚱한 스토리와 순수해서 정신병자로 오해받는 캐릭터를 100% 소화해낸 두 배우에게 보내는 찬사일 것이다.
“감독님 말대로 두 아역배우가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을 했어요.(웃음) 제가 연기한 ‘영군’은 백지 상태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만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행복했습니다.”(임수정)
“저에게는 첫 영화인데, 감독님과 짝꿍 임수정 씨, 스태프들, 너무 커 보였던 선배님들 덕분에 무사히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후반 작업을 하면서 처음 작품을 봤는데 새로운 시도를 한 제 모습에 기분이 좋았어요.”(비)

서로의 틀니가 바뀌는 엽기적인 키스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하여 여느 작품보다 캐릭터가 다양하다.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착각하는 ‘영군’(임수정)과 남의 특징을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순’(비)을 비롯하여 뒤로 걷는 사내, 요들송 소녀, 고무줄 맨 남자 등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수많은 캐릭터들과 함께 비와 임수정은 외모부터 말투, 표정까지 기존의 이미지를 모두 벗어 던졌다. 모나리자처럼 눈썹을 탈색하고 한껏 부풀린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임수정은 밥을 먹지 않아 깡마른 ‘영군’을 표현하기 위해 5Kg을 감량하는가 하면 직접 와이어에 매달려 고공 액션을 소화하기도 했다고.
“의상과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머리를 크게 부풀릴수록 연기가 잘 되기도 했죠.(웃음) 와이어 촬영은 쉽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칭찬을 해줘서 기분 좋게 촬영했고 아톰처럼 하늘을 나는 것 같아 재미있었어요.(웃음)”
‘정지훈’이라는 이름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비 역시 가수라는 타이틀은 잠시 접어두고 영화배우로 거듭났다. 환상적인 근육질 몸매는 헐렁한 환자복 속에 감추고 일명 ‘안테나 머리’로 불리는 헤어스타일을 한 안티 소셜(Anti Social) ‘일순’으로 변신했다.
“영화 속 저의 헤어스타일은 바가지 머리에서 약간 업그레이드된 스타일이에요. 감독님이 추천해주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