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기 한국막걸리협회 회장, 막걸리 세계화에 크게 기여

2017-02-09     백준상 기자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우리 술인 막걸리를 접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한국막걸리협회의 주도로 막걸리의 세계화가 그동안 성공리에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막걸리 해외 수출을 선도해나가는 ㈜우리술 대표이사로서 그동안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으로 큰 활약을 펼친 박성기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을 만나 막걸리 세계화 전략과 현황에 대해 물었다.

취재 백준상 기자 사진 김도형 기자

박성기 (사)한국막걸리협회 회장이 1월 중 임기를 마감한다. 2013년 사단법인 한국막걸리협회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이후 한 번의 연임을 거치며 활발한 활동으로써 한국 술의 세계화에 초석을 놓은 인물로 관심을 모은다.
2010년을 전후한 시기, 일본에서의 막걸리 붐으로 한국 막걸리는 세계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국내 막걸리 업체가 일본에 속속 진출하고 이후 동남아에도 한류 붐과 함께 막걸리가 소개되기에 이른다. 일회적일 수도 있는 이런 흐름을 지속적인 흐름으로 고정시킨 것은 사단법인 한국막걸리협회이다.
“30, 40년 전만해도 막걸리 국내 점유율은 80%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점유율이 10%에 불과한데, 세계 진출이 막걸리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류 붐과 더불어 막걸리 세계 진출 노력이 더욱 가속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

한국막걸리협회 초대회장에 선출된 박성기 회장은 150개 회원사의 성원을 바탕으로 막걸리 세계화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해왔다. 먼저 ‘먹걸리의 날’을 제정하여 홍보 시음 술빚기 등을 내용으로 한  막걸리 축제를 10월 마지막 주에 개최해왔다.
독일 뮌휀의 옥토버페스트처럼 세계적인 술 축제를 지향하는 우리 술 축제로 지난 10월에도 3일간 3만 명의 참가자를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7년도부터 막걸리 축제는 전국에서 햅쌀 막걸리가 동시에 출시되는 11월 1일 개최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막걸리와 막걸리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중이다. 나눠먹는 문화, 어울리는 문화가 강점인 막걸리 문화가 김치와 김장처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날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술을 담가 먹었습니다. 막걸리는 술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술로 유명합니다. 건더기가 있는 술로도 거의 유일하죠. 술이 기호에서 산업으로 발전한 현대사회에서 막걸리는 인류의 옛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박 회장은 막걸리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을 위해 세미나를 여러 차례 열고 공청회도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담론을 형성해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막걸리가 아닐 수 없다고 단정한 박 회장. 그는 맥주 위스키 데킬라 보드카 등 세계 각국의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막걸리가 당당히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다만 술 단독으로가 아니라 문화와 같이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 토쿄 신주쿠에 막걸리 팝업 스토어를 지난 4월 오픈해 7개월간 운영하기도 했다. 김치와 한식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선보인 이 팝업스토어에서는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막걸리를 무료 시음토록 하며 막걸리의 우수성과 문화를 일본에 알렸다.
‘막걸리 유랑단’도 문화와 함께 하는 막걸리를 세계에 선보인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 술의 세계화라는 기본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 대만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인들과 한국의 연예인들이 막걸리를 함께 마시고 얘기를 나누는 행사로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2011년 이후 내리막을 보여줬던 막걸리 수출은 2016년 반등하며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막걸리 제조업체 ㈜우리술 성공적 운영과 해외진출

한국막걸리협회가 막걸리 세계화를 순조롭게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박성기 회장 자신이 막걸리 세계화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기도 했다. 박 회장은 ‘가평 잣 막걸리’로 유명한 ㈜우리술 대표이사이다.
경기도 조종면에 위치한 우리술은 연매출 70억 원의 크지 않은 막걸리 제조업체이지만 적어도 세계화에 있어서만은 국내에서 손꼽힌다. 우리술은 현재 무려 25개국에 진출하여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본격적 진출을 위해 조만간 동남아 권역 브랜드를 론칭 할 예정이다. 각국의 입맛에 맞추고 용기도 바꾸는 등 다양한 제품 개발로 승부하고 있다.
그는 우리술이 여러 나라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로 들쑥날쑥한 술맛을 제어해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각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것을 꼽았다. 완전 발효로 맛을 낸 대표상품 잣 막걸리를 비롯해 과일 막걸리, 알밤동동 막걸리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세계적인 눈높이에 맞추려 위생을 개선한 것도 빠뜨릴 수 없다. 우리술은 지난 2013년 국내 주류업체로는 처음으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았다.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정부 주최 술 품평회에 2014년 이후 매년 입상하는 등 맛과 품질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막걸리를 통해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과 보람으로 술을 빚어오고 있습니다. 막걸리가 해외에 진출하려면 좋은 제품들이 나와야 하는데, 좋은 원료를 써야만 좋은 술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막걸리를 즐기고, 신명나고 살맛나는 세상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막걸리가 싼 술이라는 것은 막걸리에 대한 대표적 오해라고 지적한 박 회장. 그는 막걸리에 대한 국내 주세가 5%로 낮아서 그렇지, 막걸리는 원가가 많이 드는 비싼 술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7년째 김포지역의 막걸리 전용 쌀을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박 회장은 막걸리 세계화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것. 술은 모르면 먹지 않으므로 자꾸 마시게 해야 한다고 했다. 막걸리를 먼저 알려야 하고 언제 마시면 좋은지 등 문화적인 부분도 함께 알려줘야 하므로 정부의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술 진흥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정부에서는 술을 제조 금지하거나 세원으로만 생각했지 술 제조와 유통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 것은 최근 10년 안짝에 불과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술 제조가 산업화 된 시대에는 술 진흥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민관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가면 막걸리 세계화라는 큰 그림을 보다 잘 그려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