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의 적신호, 사랑의 이름으로…'데이트 폭력'
이재만 변호사의 생활법률
연인 간에 발생하는 폭행과 상해, 성폭행, 협박, 모욕, 명예훼손 등을 모두 뜻하는 데이트 폭력. 최근 5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460명에 이른다. 재범률도 76%로 높은 편이며, 결혼 후 가정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가정 폭력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는 폭력성을 갖기 쉽다. 폭력이 생활 속으로 스며들게 되면 이른 바 묻지마 범죄, 사이코패스 범죄 등이 발생할 우려도 상당하므로 데이트 폭력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글 이재만(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사진 Queen DB
Q 연인 간에 싸우다 퍼붓는 폭언도 데이트 폭력인가요?
A 큰 소리의 폭언으로 상대방이 놀랐다면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됩니다. 한 여성이 남자친구로부터 1년여간 인신공격성 폭언으로 인해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에 시달린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정신, 언어적 폭력도 명백한 폭력이며, 신체적인 폭력만큼 피해가 큽니다.
Q 심리적인 폭력은 어떤 경우인가요?
A 심리적인 폭력은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늘 어느 곳에 있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자주 물어 힘들게 하는 경우입니다.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이 받지 않는다고 10여 차례 이상 통화를 시도해 질리게 하는 행동 등은 모두 심리적인 학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데이트 폭력 중 엽기적인 사건도 있지요?
A 영화를 보다가 여자친구가 졸았다는 이유로 빗자루로 때렸던 사건도 있었고, 여자친구가 잠결에 전화를 무성의하게 받았다고 집으로 찾아 가 무차별 폭행을 가해 피해자의 갈비뼈가 골절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여자의 얼굴을 담뱃불로 지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Q 데이트 폭력 가해자의 처벌 수위는요?
A 빗자루로 여자친구를 때린 가해자는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갈비뼈 골절상을 가한 남자친구는 검찰의 2년 구형에 벌금 1,2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Q 남자친구의 폭력 전과를 확인할 수는 없나요?
A 영국에서 ‘클레어’라는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연인 간에 상대방의 폭력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일명 클레어법을 제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클레어법이 없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폭력 전과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 77%가 폭력 전과가 있다는 통계가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트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클레어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Q 데이트 폭력 피해 시 가해자에게 형사뿐 아니라 민사적으로도 피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해자에게 형사처벌을 받게 할 뿐만 아니라 가해자를 상대로 민법 제750조에 의거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금전적인 대가인 위자료와 일체의 치료비 등을 청구해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재만 변호사는…
법무법인 청파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KBS<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주병진, 송일국, 김현중을 변호한 스타 담당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