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경고등' 켜지자 다급해진 산업통상자원부

2018-07-16     김준성 기자

16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조찬 간담회에서 "기업을 위한 산업부(Ministry for Enterprise)가 되겠다"고 했다.

취임 이후 '탈(脫)원전', '구조조정', '일자리 창출' 등 산업계엔 부담스러운 말을 이어갔던 그의    행보에 비춰보면 기업들에 대해 변화를 모색하는 듯하다.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주요 경제현안이 반(反)기업 정서로 흐르는 상황에서 수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경고등'이 켜지자 투자·고용의 키를 쥔 대기업을 품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날 간담회는 기아차, 두산, 롯데, 삼성전자, 이마트,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CJ대한통운, 지에스(GS),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12대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이달 말 규제혁신 토론회를 이끄는 등 산업부가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을 적극    선도하고 입법이 필요하다면 국회를 적극 설득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했다.

더 나아가 세액공제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부처가 담당하는 사안도 산업부가 '기업의 진정한 조력자'로 적극 나서 산업정책 관점에서 설득하고 기업 애로를 해소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취임 초부터 백 장관이 "원전 산업 중심에서 벗어난 에너지 정책 변화", "주력산업 신속한   구조조정", "양질의 일자리 확대" 등 기업으로선 부담스러운 발언을 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대비되는 행보다.

그는 지난해 7월24일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기술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경제성을 비교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며 원전산업을 깎아내렸고, "주력산업 구조조정 등 주요 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산업부의 존재감이 없다"면서 친(親)기업 탈피를 주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후 백 장관은 무역업계 간담회에서 한해 200억달러 흑자를 안겨다 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가능 발언과, 중국에 공장을 신·증설하려는 엘지(LG), 삼성에 재검토 주문까지 하면서 산업계 정서와는 먼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경제학계 한 인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용·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데 따른 위기감 탓도 있겠고, 실물경제를 관장하는 수장답지 않은 반(反)기업적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변화의 성격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Queen 김준성 기자][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