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넥타이' 허익범 특검 "비보에 비통하고, 유족에겐 위로"

2018-07-23     최수연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던 노회찬 정의당 의원(61)의 갑작스러운 투신 사망에 대해 허익범 특별검사(59·사법연수원 13기)는 검은 넥타이를 매고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유감을 표했다.

허 특검은 23일 오전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의원 사망과 관련해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며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허 특검은 "저 개인적으로는 평소 존경해온 정치인으로,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먼거리에서 늘 그분의 행적을 바라보고 있었다"면서 "이런 비보를 듣고 그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거듭 유감을 표했다.

허 특검은 "노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개인적으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허 특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번 허리를 숙였다.

노 의원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도모 변호사(61·필명 '아보카') 등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2016년 4·13 총선을 앞둔 시점에 5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8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노 의원은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긴급체포한 도 변호사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주춤했지만, 관련자 소환조사를 이어가며 수사망을 좁혀왔다.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여온 특검팀은 조만간 노 의원 소환을 계획하고 있었다.

노 의원 소환 등 본격 조사가 이뤄지기 전이지만, 특검의 출범 목표인 포털사이트 댓글 순위조작 사건과 별건으로 확대한 사건의 당사자가 사망함으로써 특검 수사의 적법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울러 특검팀 수사기간 60일 중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터진 노 의원 사망으로 향후 수사동력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법자금 수수 의혹은 물론 여권 핵심 관계자 연루 규명 관련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Queen 최수연기자][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