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온도차…‘서두르는 北’ , ‘느긋한 美’

2018-08-07     최수연 기자

 

북한이 연일 미국에 신뢰 조치를 촉구하며 서두르는 반면, 미국은 느긋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4일 ARF 연설에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등 신뢰에 기반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기다리겠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시간표 내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문을 통해 걸어들어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맹렬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그가 문을 충분히 열어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로 나오게끔 상황을 충분히 만들어줬고, 북한이 설사 비핵화를 하지 않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대북제재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속도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게끔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대화가 급한 건 북한일 것이라고 본다. 북한은 70주년 정권 수립 기념일일 9월9일을 앞두고 내부단속을 위해서라도 가시적 평가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 4월 경제·핵 병진노선을 마무리하고 사회주의 경제총력집중을 새로운 노선으로 채택했다"며 "경제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더구나 최근 김 위원장은 남북·북미·북중 교차 정상회담 소식을 내부에 적극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이런 기대를 한껏 높여놨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미국은 북한의 신뢰할 만한 비핵화 추가 조치 없이 종전선언이나 제재완화 카드를 내어주는 것보단 협상이 지연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유엔 총회에서의 종전선언 가능성과 관련해 "물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밖의 중요한 계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 '딜'이 이뤄지면 교착 국면이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북미 비핵화 대화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2차 정상회담이 정해진 바는 없으나 올 하반기 중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N은 전했다.

 

[Queen 최수연 기자][사진=뉴스1]